CNN, 세월호의 '의인' 박지영 빈소 톱스토리로 전해

(서울=뉴스1) 이혜림 기자 = <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22일 CNN 홈페이지 ©CNN= News1

</figure>자국에서 열린 보스턴 마라톤 대회도, 미국의 대러시아 추가 제재도 아니었다.

세월호 박지영 승무원의 장례식, 22일 CNN이 다룬 가장 중요한 소식이었다.

이날 미국 뉴스채널 CNN 웹사이트에는 박씨의 영정사진과 빈소 기사가 메인 페이지 정중앙에 배치됐다. 승객을 버리고 탈출한 선원들이 구속되는 가운데 CNN은 사고 현장에서 승객들의 대피를 돕다 숨진 박씨의 장례식을 톱뉴스로 소개했다.

배가 45도 기운 상황에서도 학생들의 구명조끼를 챙겼던 박씨가 남긴“승무원들은 마지막까지 있어야 한다. 너희들 다 구하고 나도 따라가겠다”던 마지막 말도 담았다.

가녀린 체구의 여성은 세월호의 영웅이었다. CNN에 따르면 분향소에 머리를 다친 한 조문객이 찾아와 박씨의 죽음을 기렸다. 그는 ‘누구냐’고 묻는 유족들의 물음에 자신을 세월호 탑승객으로 소개했다. 이어 어린 여성에게 빚을 졌다는 말을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씨는 선실에 물이 차오르는 긴박한 상황에서 피를 흘리고 있던 이 남성에게 수건을 건네며 대피를 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세월호의 영웅은 누군가의 꽃다운 손녀였다. 하루아침에 22세의 손녀를 하늘로 떠나보낸 박씨의 조모는 장례식장에서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어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그는 책임감이 강하고 착한 손녀를 잃었다며 통곡했다. 그의 손을 붙잡고 있던 다른 유가족들도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박씨의 친척은 “선장은 도망가고 지영이는 죽어야 했던 게 너무 억울하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박씨의 마지막 길에는 하얀 국화들이 함께했다. 분향소 복도는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화환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당신을 존경하는 대한민국의 한 사람 고인의 의로움 마음속 깊이 간직하겠습니다’와 같은 박씨의 희생정신에 감사를 전하는 글귀 등이 눈에 띄었다. 발신인이 '대한민국 국민'인 화환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CNN= News1

</figure>한편 CNN은 21일(현지시간) 단원고 강 모 교감의 발인 소식도 알렸다. 세월호에서 가까스로 구조된 강 교감은 “200여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는 힘에 벅차다”는 유서를 남기고 지난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수학여행 인솔 책임자인 그는 이번 사고에 대해 심한 죄책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강 교감의 장례식은 오전 4시30분 유가족과 동료가 참석한 가운데 안산 제일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단원고 1학년의 최유정양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교감선생님은 좋은 분이셨고 학생들을 많이 아끼셨다”고 전했다. 같은 학년 김현수양도 “교감 선생님이 죄책감을 많이 느끼신 것 같다. 하지만 그 누구도 선생님을 비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