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컨슈머리포트 "펩시·코카 등 '발암' 캐러멜 색소 검출"
펩시 "현대인 탄산 섭취량 고려하면 기준치 넘지 않아"
FDA "위험하다는 근거 아직 없지만 조사 후 조치하겠다"
- 이준규 기자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발암물질인 '4-메틸이미다졸(MeI)' 함유 대신 '캐러멜 색소 함유'라고만 쓰여진 펩시의 펩시원.(자료제공=컨슈머리포트)© News1
</figure>미국 탄산음료 제조업체들이 특유의 맛과 색을 유지하기 위해 발암물질이 포함된 색소를 사용하고 있다고 미국 컨슈머리포트가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컨슈머리포트가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등 대형 탄산업체들은 4-MeI가 포함된 카라멜 색소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캐러멜 색소는 탄산음료 특유의 톡 쏘는 맛을 내기 때문에 다수의 음료업체들이 사용하고 있다.
컨슈머리포트는 이번 조사를 위해 지난해 4월~9월 그리고 12월에 캘리포니아 주와 뉴욕시에서 판매되고 있는 스프라이트, 다이어트코크, 코카콜라, 코크제로, 닥터페퍼, 닥터스냅, 브리스크아이스티, A&W 루트비어, 펩시, 다이어트펩시, 펩시원, 말타고야 등 12개 브랜드의 12온스(약 355㎖)짜리 음료수 샘플 110개를 수거해 조사했다.
캘리포니아와 뉴욕 모두에서 가장 높은 4-MeI가 함유량을 보인 것은 말타고야로 4차례의 조사 결과 307.5㎍(마이크로그램)~352.5㎍의 4-MeI가 검출됐다.
펩시가 1칼로리라고 선전하는 '펩시원'은 39.5㎍~195.3㎍의 4-MeI 함유량을 보였다.
말타고야 제품들과 펩시원의 경우 캘리포니아주가 허용하는 1일 기준치 29.6㎍를 크게 웃도는 수치들이다.
코카콜라의 경우 닥터페퍼가 9.8㎍~10.1㎍으로 가장 높은 함유량을 보였으나 코카콜라 4.0㎍~4.3㎍, 코크제로 3.4~3.8㎍, 다이어트코크 3.4~3.6㎍ 순으로 모두 기준치 아래를 보였다.
무색소 음료인 스프라이트는 4-MeI를 거의 함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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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컨슈머리포트)© News1
</figure>논란의 소지는 캘리포니아주와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암연구소(IARC)가 4-MeI를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는데 있다.
4-MeI를 규제하는 내용이 전혀 없는 미 연방법과 달리 캘리포니아는 지난 2012년 1월 발효된 법령 65호(prop 65)를 통해 4-MeI를 발암물질로 규정하는 한편 29㎍ 이상 4-MeI가 들어있는 음식에 발암물질 함유 경고문을 부착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탄산음료 제조회사들은 당시 캐러멜 색소 공급사들에 4-MeI의 함량을 낮출 것을 지시했으며 코카콜라는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자사 제품의 4-MeI 함량을 낮출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29㎍은 매일 이 같은 양을 섭취했을 경우 10만명 중 1명 꼴로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수치이다.
컨슈머리포터는 "펩시원과 말타고야의 경우 음료 1병(캔) 당 29㎍이 넘는 4-MeI를 함유하고 있다"며 "이 수치가 캘리포니아법을 위반하는지 여부를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에게 문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람들이 하루에 섭취하는 음료의 양을 감안했을 때 펩시는 물론 다른 색소 음료들도 안심하고 마시기 어렵다"며 "미 식품의약국(FDA)이 4-MeI에 대한 규제기준을 세우고 음식의 성분표에 어떤 캐러멜 색소가 사용됐는지를 명기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를 지휘한 컨슈머리포트의 우르바시 란간 박사는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음료 브랜드에서 다양하게 4-MeI가 검출되고 있다는 점과 4-MeI의 농도가 낮지 않다는 점 모두 염려된다"며 "음료색을 갈색으로 만드는데 있어 4-MeI의 사용을 금지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난 펩시원 제조사인 펩시는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오로라 곤잘레스 펩시 대변인은 "최근 발표된 음료 통계자료를 보면 현대인들의 하루 펩시콜라 섭취량은 약 100㎖ 가량인데 이는 12온스 캔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이번 연구결과에 대한 컨슈머리포트의 분석에 대한 신뢰성이 심히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곤잘레스 대변인은 아울러 "펩시는 모든 사업장에서 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규제 기준이 없는 뉴욕에서 판매되고 있는 펩시원의 4-MeI 함량을 캘리포니아 기준으로 판단할 경우 기준치보다 6.7배나 높기 때문에 펩시의 이 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규제가 없는 뉴욕지역 출시 제품들의 경우 캘리포니아 지역 제품들보다 통상적으로 많은 4-MeI를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에서 드러났다.
줄리 퍼트넘 FDA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FDA는 해당 수준의 4-MeI가 소비자의 건강을 해친다고 단정할만한 근거가 없다"면서도 "현재 화학물질이 함유된 다양한 음식과 음료를 실험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규제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미국 음료협회(ABA)도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우리 음료가 안전하다고 믿게 하는 것이며 FDA도 음료에 대해 우려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탄산음료 제조업체들도 전국적으로 새로운 캐러멜 색소를 사용함으로써 4-MeI 함량을 줄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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