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한파에 탈옥범 자진 복귀…"제발 돌아가게 해줘"

(서울=뉴스1) 이지예 기자 = © AFP=News1

</figure>미국에 들이닥친 '냉동고' 한파로 탈옥범이 추위를 견디다 못해 하루만에 자진 복귀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고 외신들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하 20도를 기록한 켄터키주(州) 렉싱턴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모리스 킹은 지난 6일 오전 다급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현관을 열었다가 실소를 금치 못했다.

문 밖에는 갈기갈기 찢어진 청바지와 카키색 죄수복을 입은 남성 하나가 추위에 떨며 서 있었다. 그의 이름은 로버트 빅(42). 전날 밤 인근 블랙번 교도소를 탈옥한 터였다.

빅은 킹을 보자마자 다짜고자 자신이 탈옥을 했다며 "경찰을 불러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면서 "난 꼭 돌아가야 한다. 얼어 죽을 것 같다"고 울먹였다.

킹은 "그는 매우 정중했다. 돌아가고 싶어 안달이 나 보였다"며 경찰이 출동하는 사이 빅을 모텔로 들여 물 한 잔을 대접하고 몸을 덥히게 해 줬다고 회고했다.

빅은 강도와 위조문서 소지 혐의로 블랙번 교도소에서 6년 형을 살고 있었으며 두 달만 기다리면 가석방을 신청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가 탈옥한 까닭은 알려지지 않았다.

빅은 교도서를 빠져나와 인근 폐가에 숨어 들었지만 추위는 갈수록 심해졌다. 젖은 양말을 벗어 놓고 겨우 새우잠을 청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양말이 꽁꽁 얼어 있었다. 빅은 그길로 자수를 마음먹고 킹의 모텔로 향했다.

킹은 "처음 경찰에 전화했을 때는 믿지 않았다"며 "두 번째 전화하니 경찰관이 빅을 바꿔달라 했고 빅이 전화를 넘겨받아 죄수번호를 댔다"고 말했다.

렉싱턴 경찰 관계자는 신고를 받았을 당시 지역 내 경찰관 전부가 빅의 행방을 수색 중이었다고 밝혔다.

빅은 추위로 인한 건강이상 증세를 보여 경찰서로 이송되기 전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ezyea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