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브라질 시위는 정부 '빈곤타파' 역습

프랑스정치방송채널인 프랑스24는 웹사이트의 20일자(현지시간) 기사에서 브라질 정부가 국민 대다수를 빈곤에서 탈출시킨 대신 이 정책 때문에 물가상승과 신흥중산층의 역습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질 현정권은 브라질 최초의 여성대통령이자 좌파 게릴라 출신인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을 중심으로 노동자를 대변하는 좌파정당이 장악하고 있다.

◇나선형 인플레이션

사실상 이번 시위를 촉발시킨 버스비는 3헤알(약 1570원)에서 3.2헤알로 약 100원 정도 인상되는 것으로 그 자체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부족한 공공부문 서비스 및 기반시설, 브라질 정부의 경제모델이 가져온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민 불만의 기폭제가 됐다. 남미 요리의 주재료인 토마토 가격은 지난 일년 동안 90% 인상됐고 집세는 지난 2008년 이후 120% 상승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이같은 물가상승이 브라질 정부의 임금인상정책 때문이라고 말한다.

브라질 정부는 2004년 34%에 달했던 빈곤률을 2009년 22%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빈곤타파는 주로 임금인상정책에 의존했고 이에 따라 '나선형 인플레이션(spiralling inflation)'이 나타났다. 나선형인플레이션은 임금인상을 요구하던 임금노동자가 임금이 상승되면 잠시 만족하다가 임금인상이 가져온 물가상승에 대한 불만으로 다시 임금투쟁에 나서게 되는 임금과 물가 간 상승악순환을 말한다.

현재 브라질의 물가상승률은 정부가 설정한 월 4.5% 목표치를 넘어서 월 6%에 달하고 있다.

크리스틴 리플라르 프랑스 경제현황연구소(OFCE, French Economic Observatory) 이코노미스트는 "(임금노동자가 아니어서 정부 임금인상정책의 혜택을 못받은) 극빈민층의 빈곤이 매우 심해져서 브라질의 빈부격차는 더욱 벌어졌다"고 말했다. 제레미 지누 파리경제학교(PSE) 경제학자는 "브라질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위주체는 신흥중산층

하지만 이번 브라질 시위의 주체는 역설적이게도 빈곤층이 아닌 학생과 신흥중산층이다.

리플라르 이코노미스트는 "중산층이 시위에 나선 것은 일반적인 사회운동의 패턴과 조금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신흥 중산층은 이번 시위를 통해 더 높은 임금, 공공서비스, 사회인프라 구축을 요구했다. 그리고 이들은 정부가 사회복지나 인프라 구축 대신에 2014년 월드컵에 110억에서 150억 달러를 허비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스테판 윗코스키 파리 중남미연구소(Paris’s Institute of Latin American Studies)의 이사회 회장은 "이것(시위) 역시 지난 수년간 3000만명에 달하는 브라질인들을 가난에서 구해 중산층으로 편입시킨 브라질 정부의 업보"라고 말했다. 정부의 임금정책의 혜택으로 빈곤층이 중산층이 됐지만 이들은 높아진 사회적 지위에 걸맞는 혜택을 원한다는 것이다.

◇경제전문가들, "브라질 경제 위험"

세계경제전문가들은 이번 시위후 일제히 브라질 경제의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비즈니스인사이더의 18일자 기사는 브라질이 '폭발' 직전이라면서 브라질의 경제지표 다섯가지를 근거로 내세웠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6.5%의 물가상승률, 2002년 이후 300%에 달하는 국내임금상승률, 환율폭등, 0.9%에 불과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성장률, 급격한 수출감소로 인한 재정적자 증가를 근거로 들었다.

로이터 통신도 18일자 기사에서 브라질의 헤알화 환율 급등과 전년대비 증시가 20%가까이 폭락한 것을 들어 브라질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경고했다.

ungaung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