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 불러 "우리 애 '배달' 부탁"… 등교 대행 시키는 中 학부모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중국에서 한 어머니가 날씨가 너무 추워 아들 등교를 위해 배달 라이더를 고용했다고 밝혀 찬반양론이 일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중국 남부 광시성에 사는 한 엄마는 지난달 초 "겨울 아침이 너무 추워 일어날 수 없어 오전 6시 30분에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줄 배달 기사를 고용했다"고 SNS에 공유했다.

이같은 글이 올라오자 일부 누리꾼들은 "기발한 생각"이라며 감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신도 같은 경험이 있다며 이를 소개하는 글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허난성에 사는 정모 씨는 "밤샘 근무로 너무 피곤해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줄 수 없을 경우, 종종 배달 기사를 고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라이더는 훌륭한 태도를 갖고 있고, 내 아이를 안전하게 학교에 데려다주며, 증거로 동영상을 보내준다"고 덧붙였다.

중국 남서부 청두에 사는 또 다른 엄마는 "폭우가 쏟아져 교통 체증이 우려되자 배달 기사를 고용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라이더가 지름길을 택해 아이를 제시간에 학교에 데려다주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위험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배달 기사들은 시간에 쫓겨 종종 과속하기 때문에 아이가 타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사고가 나거나 아이가 실종된다면 게으른 부모와 무책임한 라이더 중 누구를 탓해야 할까요?"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라이더들이 아이들을 학교로 배달(?)하는 것은 현행법상으로는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산시 헝다 법률사무소의 변호사 자오량산은 "라이더들은 물품만 배달할 수 있을 뿐 사람을 운송할 수는 없다"며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무단 운송 서비스를 한 개인은 면허 정지 또는 최대 10만 위안(약 1984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편의성 때문에 배달 기사를 통해 아이를 학교로 보내는 일이 점점 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sino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