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마비 상황 직면하지 않으려면 타협·단결 필요"-블룸버그
'위기서 벗어나야' 칼럼…계엄 선포 후 혼란 상황 지속돼
"반대파 악마화·정체성 정치, 민주주의에 어울리지 않아"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비상 계엄 여파가 계속된다면 나라 마비 상태가 장기화할 수 있는 만큼 한국은 이제는 속히 '타협과 단결'을 통해 분열을 극복해야 한다는 외신발(發) 당부가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 계엄을 선포한 이후 한국은 탄핵 등 정국 혼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9일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에는 아시아 정치에 대해 다루는 칼럼니스트 카리스마 바스와니의 '한국은 이 위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제목의 칼럼이 게재됐다.
그는 "한국의 장기화된 정치적 위기가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은 가운데 국내 및 지역적 문제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바스와니는 "혼란을 관리하기 위해 시민들은 서로의 차이를 제쳐두고 이 난국을 벗어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불발,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진영 간 적대감 등을 거론하며 "비교적 젊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우려스러운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바스와니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STOP THE STEAL'(스탑 더 스틸)이란 구호를 활용하고 있는 것에도 주목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20년 대선에서 패했을 당시, 그의 지지자들이 승리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외쳤던 구호다.
윤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 배경 중 하나는 2024년 4월 총선에 대한 부정선거 의혹이다.
바스와니는 "사태가 길어질수록 정부는 시급한 문제들을 해결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북한과 러시아 등이 얽힌 국제 안보 상황 및 경제 문제 등을 거론했다.
특히 그는 오는 20일 취임하는 트럼프가 한국 등을 향해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압박할 수 있다면서 트럼프가 "예측할 수 없는 시대를 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바스와니는 "복잡한 지정학적 환경을 배경으로 시민들은 국가를 우선시하고 정치 문화를 바꿔야 한다"며 신기욱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소장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바스와니는 신 소장이 '반대 세력을 악마화하고 정체성 정치로 분열을 일으키며 폐쇄적인 정치 팬덤과 포퓰리즘은 건강한 민주주의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짚었다고 전했다.
바스와니는 그러면서 "이 헌법적 위기는 계속될 수 없다. 윤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은 법적 절차가 방해받지 않고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반면 윤 대통령 반대자들은 국회에서 그들의 수사(rhetoric)를 완화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제도에 대한 태도, 유권자들이 어떤 것을 부여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된다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분열과 투쟁이 아니라 타협과 단결"이라고 강조했다.
바스와니는 속히 타협과 단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국인들은 앞으로 몇 달, 어쩌면 몇 년 동안 나라가 마비될 수도 있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가장 큰 고통을 겪는 것은 바로 국민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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