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브리핑] "여기저기서 한국어가"…중국의 한국인 무비자 통했나
중국, 한국 등 30일 무비자 시행 50일…"한국인 관광객 급증" 연일 보도
관광 활성화 계기 인문 교류 증가할 듯
-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지난달 초 중국 외교부는 11월 8일부터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에 대해 15일간의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이어 무비자 기간은 15일에서 30일로 늘었다.
약 50일이 지난 현재, 중국은 한국에 대한 비자 면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주요 동영상 플랫폼을 보면 상하이 등 중국 여행 콘텐츠가 급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출입경 당국이 구체적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 수를 집계해 공개하고 있지는 않으나 관영 언론을 비롯한 중국 매체, SNS 등에는 중국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이 증가함에 따라 '한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앞다투어 보도하고 있다.
중국 CCTV는 항공데이터 애플리케이션 항뤼종헝을 인용해 지난 17~22일까지 중국을 오간 항공편은 4100편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고 입경 관광객은 66만명(연인원 기준)으로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항공기가 출발한 지역은 서울, 도쿄, 방콕 등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주요 여행사 플랫폼을 통한 외국인(중국 여권을 소지하지 않은 고객)의 항공권 예약 건수는 전년 동기의 2배 수준에 달했는데, 이 중 한국, 미국, 러시아, 캐나다 등의 여행객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 주요 매체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최근 한국인 관광객은 상하이를 중심으로 그야말로 '열풍' 수준이다.
CCTV는 최근 데이터를 인용해 중국이 일방적인 한국인 비자 면제 정책을 실시한 이후 상하이, 칭다오, 베이징 등을 향한 한국인 관광객이 급증했다며 상하이에 입국한 한국인은 전년 동기 대비 180%, 전월 대비 40% 이상 늘었다고 보도했다.
상관신문은 "상하이를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들은 난징루, 신천지, 대한민국임시정부, 와이탄 등 일정으로 여행한다"며 상하이의 '한류' 농도가 매우 짙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관신문은 난징루의 양꼬치 가게 대표를 인용해 "보통 밤 10시 이후에는 중국인 손님이 별로 없지만 한국 관광객들은 와이탄을 둘러보고 야식을 먹으러 이곳을 찾아 11시 이후에는 전체 손님의 70~80%가 한국인"이라고 전했다.
상관신문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유적지에는 약 160명의 한국인 관광객이 있는 것으로 추산됐으며, 상하이 마시청 서커스에는 총관객 900명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모두 한국인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주요 매체들은 "한국에서 금요일 퇴근 후 중국을 여행가는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다", "상하이 주요 관광지가 한국인의 '인증샷' 명소가 됐다"는 등의 현상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중국이 현재 무비자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 일본을 비롯해 총 38개 국가에 달하는데, 중국의 관심은 '한국인 관광객' 급증에 집중된 것이다.
선스웨이 중국 관영 CGTN 국제문제 평론가는 "중국의 비자 면제 확대는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확고하게 추진하는 중요한 일부로 최근 방문한 쓰촨, 하이난에서 많은 한국인 관광객을 만났다"며 "이 같은 정책은 두 국가 사이에 더 직접적인 교류를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으로의 관광과 비즈니스 교류 증가는 항공, 관광, 통역 등 한국 관련 산업 발전으로 이어져 양국 관광 산업에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한국도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해 양국 간 인적 교류는 많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26일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시범 사업을 적극 검토해 조속히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에도 중국의 부유층을 대상으로 유효기간을 10년으로 늘린 여행 비자 제도를 신설하고 일본 단체여행 비자 체류 기간을 기존 15일에서 30일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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