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까지 한다고?" KFC 치킨이 일본 성탄절 전통 음식 된 까닭
서양 문화 대거 들어오던 1970년대, 미 전통이라며 홍보
수십년간 성공적인 마케팅…지금도 한달 반 전 예약해야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일본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예약이 쇄도하는 가게가 있다. 바로 KFC(켄터키 프라이드치킨)다.
크리스마스에 KFC 치킨을 먹으려면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올해 사전 예약은 지난 11월 1일 시작됐다. 이렇게 '치켓팅'에 성공한 이는 12월 20일~25일 사이에 치킨을 수령할 수 있다. 아쉽게 예약 기회를 놓친 이들은 당일에 줄을 서야 한다.
정작 대대적으로 크리스마스를 시즌을 즐기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지만 일본에서는 수십년간 이어져 오는 '전통'이다.
CNN에 따르면 KFC가 일본에 처음 상륙한 때는 일본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향상되며 외국 체인점이 하나둘 진출하던 1970년. 나고야에 1호점을 열었다.
오사카 만국박람회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금전적으로도 여유가 생긴 일본인들은 상대적으로 문화가 발전한 서양의 패션과 음식에 큰 관심을 가졌는데, KFC는 바로 이런 점에 착안해 '파티배럴 세트 메뉴'를 내놨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KFC 일본 법인 경영자였던 오가와라 히로시가 매출을 늘릴 목적으로 치킨을 미국의 전통 크리스마스 요리라고 속였다는 속설이 있는데, 외국인 고객들이 칠면조를 대체할 음식을 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안해 냈다는 설도 있다.
또 외국인 손님이 크리스마스 당일에 산타 옷을 입고 치킨을 배달해 달라고 의뢰한 것을 계기로 이런 컨셉이 탄생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온다.
유래에 대한 설은 난무하지만 KFC는 올해도 "크리스마스, 켄터키 먹지 않을래~?(クリスマス、ケンタッキーにしない?)"라는 전매특허 광고 멘트로 고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CF 배경 음악으로 깔리는 '켄터키의 우리 집'이라는 곡 역시 KFC 하면 떠오르는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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