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노총·고양이 집사 연맹'…NYT "韓 탄핵시위 깃발에 담긴 풍자" 조명
"윤 대통령 계엄에 대한 분노 표현으로 '농담·해학' 선택"
"낙관적 축제 분위기…'케이팝 응원봉' 들고 춤추기도"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만두노총 군만두 노조', '방구석 피자토핑 연구회', '일정 밀린 사람 연합', '빡친 고양이 집사 연맹'….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에 가지각색의 깃발, 현수막으로 대응한 한국인들의 재치를 뉴욕타임스(NYT)가 집중 조명해 눈길을 끈다.
22일(현지시간) NYT는 '밈(Meme), 농담 그리고 고양이 : 한국인들은 정치적 항의를 위해 패러디를 사용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인들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대한 분노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농담과 풍자'(Joke and satire)를 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소개했다.
NYT가 실은 깃발이나 현수막으로는 앞서 언급된 것들 외 △전국 멀미인 연합 △전국 알감자 협회 △가상 꽃 심기 운동본부 △전국 공주 모임 △냉동실 발굴단 △집에서 내 새끼들(고양이)이랑 누워 있다 뛰쳐나온 사람 △전국 해달은 수달이 아니야 협회 등이 포함됐다.
NYT는 "그들(한국인)은 고양이, 해달, 음식에 관한 기발한 메시지가 담긴 현수막과 깃발을 내걸었다"며 "이들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로 인해 편안한 침대에서 일어나야 했다는 농담이 담긴 피켓을 흔들었다. 이런 깃발 사진들은 소셜미디어(SNS)에 널리 퍼졌다"고 전했다.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운동 때인 2016~2017년에 이러한 깃발이 처음 등장했다며 "풍자는 한국 시위 정신의 일부"라고 말했다.
이기훈 연세대 사학과 교수는 이번 시위에 여러 깃발이 나온 것은 군부 통치를 강행하려는 대통령의 시도에 자극받은 사람들이 다양성을 표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이들은 '정치 단체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우리들에게도 이런 상황은 용납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한국인들은 대통령 탄핵과 같은 심각한 사안에 대한 시위가 매력적이고 낙관적이며 축제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의원들이 윤 대통령 탄핵을 표결한 날, 케이팝(K-POP) 팬들인 시위대는 집회에 응원봉을 들고 와 스피커에서 나오는 노래에 맞춰 춤을 췄다"고 덧붙였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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