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1.1만 병력과 무기 제공으로 8조원 현금과 외교 레버리지 얻어"
1년 반 동안 컨테이너 약 2만개…무기 거래로 최대 8조원
"러시아에 무기 보내면서 내부적으로는 취약해질 수밖에"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의 군대 파병에 대한 대가로 수십억 달러 상당의 식량, 석유, 현금, 첨단 무기 시스템 등을 제공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러시아에 약 1만1000명의 병력과 무기를 제공함으로써 가장 과감한 외교적 도박을 감행했다"며 그 대가로 북한에 절실한 현금과 외교적 레버리지 등 다양한 이점을 얻었다고 전했다.
NYT는 "분석가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러시아로부터 수십억 달러 상당의 식량, 석유, 현금, 첨단 무기 시스템을 받고 있으며, 이는 그의 정권이 국제 제재를 견뎌내고 재래식 군대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지난해 8월부터 러시아에 보낸 컨테이너는 약 2만 개로 추정된다. 이 컨테이너에는 포탄, 탄도미사일, 다발 발사 로켓 시스템, 장거리 곡사포 등 무기가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외국어대학교의 연구원 올레나 구세이노바는 지난 10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로 최소 17억 달러(약 2조4451억 원)에서 최대 55억 달러(약 7조9100억 원)를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북한은 군인 파병으로 연간 최대 5억7200만 달러(약 8220억 원)의 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보수적인 추정에 의하더라도 김정은이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5000명에서 2만 명의 인력을 투입한다면 연간 1억4300만 달러(약 2056억 원)에서 5억7200만 달러의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다만 북한이 러시아에 너무 많은 무기를 보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 두진호 박사는 NYT에 "북한은 원하더라도 지금 당장 한국에서 전쟁을 치를 수 없다"며 "그게 지금 김정은의 가장 큰 취약점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이 지속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북한이 대부분 무역을 중국과 하고 있는 만큼, 러시아-북한 간에는 무기를 제외하고는 주고받을 게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가 북한의 국제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에 불과하다. 반면 중국의 경우 90% 이상을 차지한다.
앞서 푸틴 대통령과 김 총비서는 지난 6월19일 북한 평양에서 두 시간에 걸친 일대일 회담 끝에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했다. 이 조약은 지난 4일부터 발효됐다.
이 조약에는 북한과 러시아는 한쪽이 침공당하는 등 전쟁 상태에 처하면 지체없이 군사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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