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단협 위원장, 노벨상 수상에 앞서 "조선 출신 피폭자 잊지 말아요"
전후 일본서 재일 한국인과 피폭자라는 이중 차별 받아
한국 내 피폭자 있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생활 환경 곤궁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오는 10일(현지시간) 오후 4시부터 시작되는 2024 노벨상 시상식을 앞두고 권준오 한국 원폭피해자대책 특별위원장(75)이 조선 출신 피폭자들을 "잊지 말라"고 호소했다.
권 위원장은 8일, 지지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일본 히단쿄)의 노벨 평화상 수상을 축하하면서도 "재한 피폭자도 주목받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1956년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인해 피폭 당한 부모를 둔 '피폭 2세'다. 권 위원장은 "전후, 재일 한국인과 피폭자라는 이중 차별을 받으며 살아온 선인들이 있다"며 "한국에 귀국한 피폭자도 곤궁한 생활에 처한 이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에서 재일피폭자의 목소리를 들으러 온 단체에 "한국에도 피폭자가 있다는 것을 아냐"고 질문했을 때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며 "충격이었다" "한국에서도 재한피폭자가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을 재차 실감했다"고 말했다.
특별위원회의 전신은 1963년, 한국에 거주하는 피폭자 구원 조직으로 결성됐다. 한국 내 피폭자는 당초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했지만 재판에서 수차례 승소를 거둔 끝에 지원 대상으로 인정받게 됐다.
한편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 일본 히단쿄를 대표해 출석하는 대표단에는 한국 피폭자도 포함된다. 권 위원장은 일본 히단쿄가 한국 피폭자도 대표단 인원에 포함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그는 한국 내 피폭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한국에서 핵 보유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피폭자) 위령비를 참배하는 한국 젊은이들에게는 "핵무기 폐절을 위해 고민해 주길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는 히로시마시(市) 평화기념공원에 마련돼 있다. 원폭 투하 당시 조선 출신 희생자는 2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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