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태로 日 이시바 방한 일정 변경?…日언론 '한일관계 불똥 우려'

"민주주의에 상처 입힌 대가 너무 커"…日언론 일제히 한국 혼란상 보도
아사히 "尹, 한국 민주화 역사에 생각 못 미쳤나" 질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경찰 병력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윤 대통령은 긴급 대국민 특별담화를 통해 "바로 국무회의를 통해 국회의 요구를 수용해 계엄을 해제할 것"이라며 "다만 즉시 국무회의를 소집했지만 새벽인 관계로 아직 의결 정족수가 충족되지 못해서 오는 대로 바로 계엄을 해제하겠다"고 했다.2024.12.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일, 44년 만의 돌발 계엄령을 선포했다가 6시간 후 해제를 선언한 가운데,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속보를 전하며 경제와 한국 관계에 미칠 영향 등 혼란상에 대해 보도했다.

교도통신 등 언론들은 여당 내에서조차 계엄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는 점을 공통으로 강조했다.

산케이신문은 야당 내에서 윤 대통령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책임을 물으려는 자세가 강해지고 있다며 윤 씨의 구심력 저하는 피할 수 없고, 앞으로 국정 운영은 한층 혼미해질 것"이라 내다봤다.

요미우리신문은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배경에 대해 "소수 여당으로 국정이 마비 상태에 빠진 가운데, 강권적인 수법으로 국정 주도권을 회복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며 "경제 및 한일관계 등에 (끼칠) 영향을 다 헤아릴 수 없다"고 논평했다.

또 "군사정권 시대를 연상시키는 통제 강화가 예상돼 서울에서는 심야까지 큰 혼란이 야기됐다"고 전했다. 향후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관광과 한국 각지에 진출한 다수의 일본 기업에 필연적으로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한국에 머물고 있는 한 일본인은 "도대체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냐"며 불안을 토로했다. 이날 주대한민국 일본 대사관은 "구체적 조처 등은 불명"한 상황이라며 향후 발표에 유의하도록 당부했다.

요미우리는 개선 흐름을 탔던 한일 관계에도 불똥이 튈까 우려했다. 매체는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내년 1월로 조율 중인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방한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며 "계엄령이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사히는 "한국은 군사독재정권이 길게 이어졌지만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끈질긴 싸움으로 많은 희생 끝에 1980년대 후반, 결국 민주화를 쟁취한 경위"가 있다며 "윤 씨는 이런 민주화 역사에 생각이 미치지 못한 것일까.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겠다'면서 시민으로부터 정치의 자유와 보도의 자유를 빼앗으려 했다"고 질타했다. 무엇보다도 "한국 민주주의를 상처입힌 대가는 너무 크다고밖에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