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 미국의 ATM기냐"…무기 추가 구매 의향에 반발
FT, 대만 트럼프 재집권 맞춰 150억달러 무기 구입 논의 보도
둥쥔 부장 조사설 속 "미국 비난에 둥쥔이 즉각 반박해"
-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은 대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15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무기를 구매 의향을 전달했다는 일부 외신 보도에 대해 "민진당 당국이 기꺼이 '호구'와 미국의 현금인출기(ATM)가 되려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보도에 대한 중국 측 입장을 묻는 질문에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만 국민의 혈세로 미국에 '보호비'를 지불하더라도 보호를 얻지 못하고 더 많은 착취와 이용을 당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우첸 대변인은 "강력한 중국군 앞에서 '미국에 의존해 독립을 도모'하거나 '무력에 의존해 독립'하려는 어떠한 시도는 헛수고라는 것을 대만인들도 매우 잘 알고 있다"며 "민진당 당국이 잘못을 깨닫지 못한다면 결국 불장난으로 자멸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만이 트럼프 집권에 맞춰 150억달러 이상의 무기 구입을 위한 비공식 논의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F-35 스텔스 전투기는 물론이고 이지스 구축함,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인 E-2D 어드밴스드 호크아이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 함께 우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당국에 의해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둥쥔 국방부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첸 대변인은 지난주 라오스에서 열린 제11차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에서 미국 측이 남중국해 문제 등이 현재 직면한 안보 도전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미국 국방장관이 중국을 이유없이 비난하자 둥 부장이 즉각 엄중하게 반박했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둥 부장은 '미국이 사리사욕을 위해 남중국해에서 개별 국가들을 부추겨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고 역내 국가들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며 "미국이 거짓과 도발을 중단하고 잘못된 길로 더 이상 나아가지 말 것을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 발전을 위해선 중국의 주권, 존엄, 핵심 이익을 침해해선 안된다"며 "양국 간 회동을 위해선 이를 위한 분위기가 조성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에서 미중 간 국방장관 회담이 중국 측 거부로 취소된 것을 거론한 것이다.
아울러 중국은 필리핀이 미국으로부터 중거리 미사일 발사 시스템인 타이푼의 구매를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여러차례 밝혔다"고 반발했다.
우 대변인은 "중거리 미사일은 공격용 무기로 필리핀이 이를 도입한다면 지역 대립을 직접적으로 촉발하고 이 지역의 긴장을 높일 것"이라며 "이는 필리핀만의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이 지역 모든 국가의 공동 안보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군의 무기가 배치된 곳마다 충돌의 위험이 높아지고 국민이 감당하지 못할 전쟁의 고통을 겪게 된다는 것은 역사와 현실이 반복해서 증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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