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대중국 관세 인상, 부정적 영향 크지 않을 가능성"

대외 교역 환경 악화 전망 속 영향 제한적 진단도
"중국 시장, 공장 아닌 첨단산업 각축장 재평가 필요"

김재덕 산업연구원 베이징지원장이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모닝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중국의 대외 교역환경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중국 관세 인상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재덕 산업연구원(KIET) 베이징지원장은 14일 오전 베이징에서 중국한국상회가 주최한 베이징모닝포럼에서 '2025년 중국 경제전망'에서 내년 중국 경제의 부정적 요인 중 하나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거론하고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부터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와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목표로 강경한 무역 정책의 추진을 천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은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최소 60%의 관세를 적용하는 한편 반도체, 인공지능 등 첨단분야뿐 아니라 바이오와 같은 신규 분야에 대한 대중국 제재 확대가 예상된다.

이와 관련 김재덕 지원장은 "종합적으로 봤을 때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압박을 유지하면서 트럼프 방식으로 관세를 인상하고 무역 보호주의를 높이며 중국기업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방향 등으로 분쟁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중국 경제에 부정적일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관세 인상이 중국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지원장은 "관세 부담의 주체가 수요자 측인지, 공급자 측인지에 대해 협상력 차이가 나타날 것"이라며 "중국 저가 상품의 경우 영향이 크지 않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공급자가 있을지 판단해 본다면 (관세 인상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의 강달러 기조가 이어진다고 하면 관세 인상 효과가 상쇄될 것"이라며 "중국 수출에서 미국의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에 있기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기업은 중국 시장에 대한 핵심 부품과 중간재를 중심으로 대중국 교역을 확대해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원장은 "그동안 반도체에 대한 비중이 높았지만 탄소중립 및 기후변화 대응, 바이오 분야 등 신규 분야에서의 수출을 확대하는 등의 수출 다양화가 필요하다"며 "중국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제3시장에서의 경쟁이나 협력 기회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중국을 세계 공장으로서가 아닌 첨단산업의 각축장으로 재평가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폭스바겐 등 전통 자동차 브랜드가 중국 시장 부진으로 철수하기보다는 전기차와 배터리 등 신규 분야에서 오히려 합작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이는 신기술 분야에서 중국에서 승부를 보지 않으면 경쟁력이 서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지원장은 "애플 역시 아이폰 생산 공장인 폭스콘의 인도 공장 증설과 생산 확대에도 다시 중국에서 R&D 센터 등에 대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중국이 선도하고 있는 산업 분야도 많기 때문에 중국을 시장이 아닌 중국 자체에 대한 경쟁력으로 재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