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성형수술 6번 받다 사망한 중국 여성…유족에 배상금 1억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중국에서 한 여성이 하루에 6번의 성형수술을 받다 사망하자, 그의 유족들이 소송전 끝에 보상금으로 59만 위안(1억 1500만 원)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언론 더 스타(The Star)는 10일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구이강에 사는 여성 류 모 씨가 지난 2020년 12월 9일 4만 위안(약 777만 원)을 대출받아 난닝의 한 병원에서 24시간 동안 6번의 성형수술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후 류 씨는 쌍꺼풀 수술과 5시간에 걸친 코 수술을 받았고, 이어 허벅지 지방 흡입 시술을 받았다. 다음날 아침에는 얼굴과 가슴에 지방을 주입하는 시술을 5시간 동안 받았다.

이후 11일 류 씨는 퇴원하고 엘리베이터에 오르자마자 갑자기 쓰러졌다. 그는 난닝 제2인민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날 오후 사망했다.

부검 보고서에 따르면 류 씨는 "지방흡입 후 폐색전증으로 인한 급성 호흡 부전"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 당시 류 씨는 8살 딸과 4살 아들이 있었다.

이에 유족은 난닝시 장난구 인민법원에 병원 측에 118만 위안(약 2억 3300만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류 씨의 남편은 "병원은 내게 20만 위안을 제안했지만 나는 1명이 사망하면 최소 100만 위안은 줘야 한다고 했다"며 "책임을 나눈다고 해도, 최소 50만 위안은 줘야 한다며 합의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해당 병원은 수술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법적 서류를 갖추고 있었으며 수술을 진행한 2명의 의사도 합법적 면허를 소지하고 있었다. 이들이 흡입한 지방의 양도 의학적 기준에 부합했다.

소송에서 병원 측은 류 씨가 성형수술이 동반하는 위험을 이해하고 있어 책임이 있다며, 부검 보고서만으로 부적절한 행위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시술 기준 관련 정보를 제공하라는 법원 위임을 받은 여러 기관의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2021년 5월 법원은 병원 측이 류 씨의 죽음에 온전히 책임이 있다며 100만 위안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항소했고 지난해 8월 법원은 병원에 일부 책임만 있다고 판단해 배상금을 59만 위안으로 조정했다.

난닝시 장난구 인민법원의 리샨 핀사는 "평가 결과 이 병원이 정맥혈 색전증의 위험을 평가하지 못한 것으로 결론지었고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의료 행위의 특정 오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리 판사는 "류 씨의 신체 상태가 사망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판단해 양측에 공동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중국 국영방송 CCTV 보도를 통해 알려진 이 사건 소식은 소셜미디어에서 500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누리꾼들은 "이 병원에 상식이 없는 건가", "병원에 양심이 없다"는 등 병원 측에 분노를 표출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다 죽는 것은 도를 넘어선 일"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중국 아이리서치 컨설팅의 2020년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 성형수술을 하는 의사 중 24%만이 합법적 면허를 소지하고 있으며 10만 명 이상의 의사가 불법으로 시술하고 있고 이로 인해 매년 10만 건의 장애 또는 사망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