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이시바, 트럼프와 5분 통화…내부서 "성격 정반대" 우려[트럼프 시대]
역대 총리에 비해 차기 美 대통령과 이례적으로 짧은 '5분 첫 인사'
이시바, 소수여당·내정불안 속 성격 정반대인 트럼프와 신뢰 관계 쌓아야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과 조기 회담을 추진 중인 가운데, 성격이 정반대인 두 사람의 궁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지통신은 이시바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의 첫 전화 통화 시간은 5분 남짓으로 "이례적으로 짧았다"고 8일 보도했다.
일본 총리들은 통상적으로 미 대선이 끝나면 차기 대통령과 전화로 인사를 나눈다. 2016년 아베 신조 당시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과 약 20분간 대화를 주고받았으며, 2020년 스가 요시히데 당시 총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약 15분간 통화했다. 이시바 총리의 첫 인사가 상대적으로 너무 짧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차기 미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 구축은 이시바 총리에게도 정권을 좌우할 수 있는 난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상적이고 차근차근 철저히 논의하는 것을 선호하는 이시바 총리의 성격상 경제적 실리를 우선하는 트럼프 당선인과 잘 어울릴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된다. 일부 측근조차 "총리와 차기 대통령 성격은 정반대"라고 인정할 정도다.
한 외무성 간부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탑다운(상의하달식) 정권 운영과 거래를 중시하는 방식이 강화될 것이라며 "정상 간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총리가 열심히 해 주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아베 전 총리의 경우, 트럼프 당선자의 골프카까지 몰며 브로맨스를 과시했지만 이시바 총리는 더 이상 골프를 즐기지 않는다. 스물아홉 초선 당선 직후, 골프를 갔다가 지역구 유권자로부터 "벌써 골프냐"는 냉소를 받은 후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내각 지지율 저하와 의석수 감소로 내정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시바 총리가 과연 외교에까지 힘을 쏟을 수 있겠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총선으로 세를 불린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는 "새로운 대통령과 개인적인 신뢰 관계를 빨리 맺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도 국회에서는 여당과의 대립을 강화할 태세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과 교류할 수 있겠냐"고 푸념했다.
단 모리 사토루 게이오대학 교수는 아사히 신문에 이시바 총리가 지금까지 자민당의 비주류파로 활동하며 4전 5기로 총리가 됐다는 점은 "'파이터'를 좋아하는 트럼프에게 좋은 인상을 줄지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이시바 총리와 트럼프 당선자의 첫 만남은 이르면 11월 중 성사될 전망이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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