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선하면 방위비·물가 다 올라' 日의 불안한 시선[미 대선]

누가 되든 미일 동맹 강화되겠지만 트럼프 당선 시 방위비 분담 압박 예상
해리스가 이기면 엔고…트럼프가 이기면 엔저 및 인플레 우려 더 심해질 것

미국 대통령 선거 투표일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외곽의 캐리 용광로 국립 사적지에서 선거 유세를 위해 도착해 무대로 걸어가고 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날 피츠버그를 찾아 PPG 페인츠 아레나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한 후 춤을 추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가 5일(현지시간) 결전의 막을 올린 가운데, 최고 수준의 동맹국 일본도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내에서는 벌써부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시 방위비 부담이 증가하고 인플레이션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먼저 미일 동맹 관계에 대해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 둘 중 누가 승기를 잡더라도 강화될 것이라 보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NHK는 해리스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일본 등 복수의 동맹국과의 협력을 중시하며 국제 협조 노선을 취해 온 바이든 정권의 자세를 답습할 방침"이라고 요약했다. 트럼프의 외교·안보 정책 역시 "인도·태평양 지역을 중시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일본 등과 동맹 관계를 강화해 중국과 대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2016년 "일본은 미군이 주둔하기 위한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한다. 만약 그러지 않으면 (미군) 철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방위비 분담을 압박한 전적이 있어, 재선 시 이런 기조가 되살아날 수 있다.

테레비아사히는 사사카와 평화재단의 와타나베 히데오를 인용해 "트럼프는 동맹국을 미군에 무임승차 하는 마이너스적인 존재로 생각한다"며 일본의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까지 올리라는 요구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경제 정책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따른 '트럼프 트레이드'가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다. 10월 이후 한 달간 10엔(약 90.5원) 정도의 엔저가 진행됐다며 이미 트럼프 트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니혼테레비뉴스에 "트럼프 당선을 반영한 트럼프 트레이드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지가 선거 후 시장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사람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공통으로 재정 지출에 의한 재정 적자 확대 및 인플레이션 촉발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단 해리스의 경제 정책은 대체로 "바이든 정권의 방향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본 것에 비해 트럼프의 감세·관세·이민 정책 등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복수의 시장관계자는 단기적으로 트럼프가 당선됐을 때 강(强)달러·엔 약세가 작용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예측했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과 함께 상·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과반 의석을 점하는 '트리플 레드'가 된 경우가 엔저를 유발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경우의 수라고 봤다.

일본은 그간 장기적으로 이어진 엔저로 수입 물가 가격 및 생활 물가가 상승하자 금리를 올리는 등 물가 잡기에 안간힘을 써 왔다.

한 시장 관계자는 "해리스가 승리한 직후에는 엔고가 나타날 것이고, 그 후에는 미국 경제 나름 아니겠냐"고 논평했다.

한편 게이오대학의 와타나베 야스시 교수는 "여성 대통령을 받아들일 토양은 미국 사회에 마련돼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사회적 장벽이 완전히 무너졌다고는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2020년 해리스가 부통령으로 지명됐을 때도 "실력이 아닌 여성이고 흑인이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있었다며 여성이 기용되면 다양성과 변화의 상징으로만 치부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