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사고 우려에…도쿄 시부야·신주쿠 "오지 마세요"

'하치코 동상' 주변에 가림막 설치…노상음주 금지구역도 지정
시민들 "음주 제한 좋은 생각", "위화감 없어" 긍정적 반응

핼러윈 전야인 30일 일본 도쿄 시부야 거리에서 분장을 한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핼러윈을 맞아 시부야구, 신주쿠구 등 일본 도쿄의 많은 인파가 몰리는 구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본 NHK 방송에 따르면, 도쿄 시부야구는 30일 아침부터 시부야역 앞에 위치한 상징적 명소인 '하치코 동상' 주변을 봉쇄하고 동상이 보이지 않도록 하얀색 가림막을 설치했다.

핼러윈 기간이 끝나는 다음달 1일 아침까지 이어지는 봉쇄 조치는 핼러윈 기간 중 많은 젊은이들이 모여 술을 마시면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동시에 시부야구는 시부야역 주변에서의 노상(길거리) 음주를 금지하고 편의점 등에 주류 판매 자제를 요청했다. 또 시민들에게 핼러윈을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시부야 거리를 찾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시부야구는 지난해 핼러윈 기간에도 시민들에게 이와 같은 요청을 했다. 그 결과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을 기준으로 시부야에 몰린 인파는 2022년보다 약 8000명이 줄었다.

히가시우라 유키오 시부야구 안전대책과장은 "하치코상을 숨기는 것은 매우 가슴 아픈 선택이지만 구로서는 핼러윈 목적으로 사람들이 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며 "변장을 하고 오는 것도, 변장을 구경하러 오는 것도 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도쿄의 또 다른 중심지인 신주쿠구는 시부야구와 마찬가지로 신주쿠역 인근 가부키초 주변을 핼러윈 당일 노상음주를 금지하는 제한 구역으로 지정했다. 또 제한 구역 내의 상점가에 주류 판매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주쿠구는 젊은이들이 특히 많이 모이는 '요코'라고도 불리는 중심부 광장을 출입 금지 구역으로 지정했다. 이 광장은 가출 청소년 등이 대거 모이면서 각종 범죄에 노출되는 등 일본의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곳이기도 하다.

신주쿠구는 또 구청 직원과 경비원 약 100명을 투입해 거리를 순찰할 예정이다.

NHK는 노상음주 금지에 대해 시민들이 "길거리에 쓰레기가 쌓이거나 혼란이 벌어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제한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라고 본다", "핼러윈 기간에는 괜찮다고 생각하며 특별히 위화감이 없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가부키초 상점가 진흥조합의 스기야마 모토시게 이사장은 "예상을 벗어난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보고 있다"며 이태원 참사와 2001년 발생한 아카시 불꽃축제 압사 사고처럼 통제가 먹히지 않는 상태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