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격하는 트럼프에 초긴장 대만…美 AIT 고위 인물 방문
트럼프, 대만 방위와 칩 산업 흔들 수 있는 위협적 발언해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대만 주재 미국 대사관 격인 미국 재대만협회(AIT)의 잉그리트 라슨 워싱턴 사무소 대표가 29일 대만 타이베이를 방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AIT는 이날 성명을 통해 라슨 대표가 이날부터 11월1일까지 회의를 위해 대만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AIT는 이번 방문이 "미국이 대만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성장하는 미-대만 파트너십을 발전시키려는 것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에 있는 동안 라슨은 지역 안보, 상호 이익이 되는 무역 및 투자, 인적, 교육 및 문화적 유대 관계와 같은 문제에 대한 협력 지속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주말 공화당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팟캐스터인 조 로건과의 대화에서 "대만은 우리의 칩 사업을 훔쳤다. 그들은 우리가 자신들을 보호해 주기를 원하지만, 보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방위비를 받아내기 위해 세계 최고 칩 생산국으로서의 대만 지위를 흔들 수 있는 포석을 깐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상원의원도 주말에 한 팟캐스트 프로에서 우크라이나보다 세계 최고 반도체 칩 생산국인 대만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과 대만은 최근 몇 년간 긴밀히 소통하며 협력 중이었다. 대만 무력 통일도 불사하는 중국에 대항해 반중 라이칭더 정권과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트럼프 측의 이런 발언이 나오면서 대만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질문받자 대만 행정원장(총리격)인 줘룽타이는 대만-미국 관계는 같은 생각을 가진 민주주의 동맹이라는 데 기반을 두고 있다는 원론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나는 또한 주요 미국 정당이 미국-대만 관계에 대한 이해에 대해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합의를 이루고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대만은 트럼프가 대통령이었을 때 무기 판매를 포함한 강력한 지원을 받았으며, 이는 조 바이든 정부에서도 계속되었다. 트럼프는 2016년 선거에서 승리한 직후 미국이 정식 국가로 인정하지 않던 대만의 당시 총통이었던 차이잉원과 통화를 해 중국 측의 분노를, 대만 측의 환호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3개월 사이 트럼프 행정부의 두 고위 관리였던 켈리 크래프트와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들이 대만을 방문했다. 이들은 트럼프의 의중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크래프트 전 대사는 "트럼프는 전 세계의 친구와 동맹국, 특히 위협을 받는 대만과 같은 친구에게서 뭔가를 기대할 것"이라면서 "그는 여러분이 안보 파트너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대만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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