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참패에 日언론 "당 총재 다시 뽑아야" "개혁 적극 나서야"
요미우리 "역사적 참패…빠르게 진퇴 결정하는 게 헌정의 도리"
마이니치 "자민 1강 시대의 종말…정치 자금 개혁 최우선으로 처리해야"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지난 중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65석을 내어주며 참패하자 총재인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거취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퇴하지 않겠다는 당사자의 입장 표명에도 현지 언론들은 퇴진과 적극적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29일, 사설을 통해 "총리는 책임의 무거움을 깨달아야 한다"며 "정권에 눌러앉아 정국 혼란을 연장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빠르게 진퇴를 결정하는 것이 헌정의 상도(常道)"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이어 창당 후 의석이 200석을 밑돈 것은 정권을 빼앗긴 2009년 이후 두 번째로, "이번 (선거는) 역사적 참패"라는 낙인을 찍었다.
아사히신문은 "국민의 믿음을 잃은 상태로는 정권 유지는 지난한 길이 될 것"이라며 자민당이 신뢰를 잃은 것은 비단 불법 비자금 문제 때문만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구 통일교와 유착된 마키하라 히데키 법무상과 모리야마 마사히토 전 문부과학상이 소선거구에서 낙선한 데 이어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부활하지 못한 점을 들어 "뿌리 깊은 불신이 나타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마이니치신문은 '자민 1강'의 시대가 종말을 맞았다며 "제시된 민의를 바탕으로 개혁을 진행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진단했다.
특히 현직 각료 2명을 포함한 각료 경험자들이 많이 낙선한 점과 뒷돈 문제에 연루된 후보자 절반 이상이 의석을 잃은 점을 들어 "정치 자금 개혁"을 최우선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도쿄신문은 이시바 총리가 스스로 '여권으로 과반 의석 차지'라는 목표를 내건 이상 "퇴진론이 나오는 것은 부득이하다"면서도 숙의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문은 "10년 이상 지속된 '자민 1강'하에 법률과 정권의 중요 방침이 충분한 국회 논의 및 폭넓은 국민의 이해 없이 정해진 예가 많다"며 "안정정권의 오만은 뒷돈 사건으로 상징되는 정치 부패를 낳았다" "유권자가 중의원에서 팽팽한 여·야 구도를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산케이신문은 이시바 총리가 "책임지고 깨끗하게 사직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자민당은 신속히 총재 선거를 실시하고 새로운 총재와 집행부가 다른 당과 협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권자의 심판을 무시하는 톱이 정권에 버티며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너무 무르고 민주주의를 벗어난 것"이라며 "모든 자민당 국회의원은 이시바 총리가 자리를 지키는 것이야말로 국정 정체를 초래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때렸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으로부터 지극히 엄격한 심판을 받았다. 유익한 분들을 많이 잃어 통한의 극치를 느낀다"고 반성했다.
패인이 된 뒷돈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책활동비 폐지, 조사연구홍보체재비 사용처 공개와 잔금 반납, 개정 정치자금 규정법에 따른 제삼자 기관 조기 설치 등 정치개혁 방안을 초당적으로 논의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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