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EU 전기차 관세 협상 이견 속 '투표 기권' 핀란드 대통령 방중

스투브 대통령, 중-핀란드 수교기념일 국빈 방문
이르면 이달말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중국 입장 재차 피력할 듯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생산한 전기차들이 지난 4월 중국 장쑤성 연안도시 롄윈강의 항구 부두에서 자동차운반선에 선적되기 전 주차된 모습. 2024.04.2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알렉산드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이 28일부터 나흘간 중국을 방문한다. 핀란드는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상계 관세 부과 투표에서 기권표를 행사한 국가로 중국은 이르면 이달 말쯤으로 예정된 전기차 관세 부과를 앞두고 자국의 입장을 재차 관철해 핀란드를 설득할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중국 외교부 및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스투브 대통령은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스투브 대통령은 중국과 핀란드 수교 74주년을 맞는 이날 중국을 찾는 것이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핀란드는 신중국을 최초로 인정한 서방국가 중 하나"라며 "고위급 교류와 전통적 우정을 유지해 경제 및 무역 투자, 녹색 전환 및 기타 분야에서 상호 이익 협력을 강화하고 세계적인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협력하고 양국 관계의 지속적인 새로운 발전을 촉진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스투브 대통령은 이번 방중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리창 국무원 총리,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 중국 공산당 서열 1~3위를 각각 회담한다.

핀란드의 방중 대표단에는 기업인들 이외에도 환경·기후변화 장관, 농림부장관, 외교장관 등 고위 당국자들이 참여한다.

엘리나 발토넨 핀란드란드 외교장관은 현지 언론에 "중국은 글로벌·지역 문제에 있어 중요한 참여자"라며 "중국과 핀란드의 양자 관계뿐 아니라 유럽과 핀란드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핀란드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중국-EU 간 무역 마찰 과정에서 핀란드를 설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추이훙젠 베이징외국어대 교수는 "올해 들어 중국과 유럽 국가 간 고위급 교류가 유지되고 있으며 핀란드 대통령의 방중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며 "현재 대부분 유럽 국가가 대중 협력 관계를 적극적으로 발전시키려고 하고 있으며 핀란드 대통령 방중을 계기로 양국은 새로운 발전 계획을 발표하고 양국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추이 교수는 "핀란드는 오랫동안 자유 무역과 개방 경제를 주장해 왔으며 중국과 유럽 간 일부 경제 무역 마찰에서 비교적 객관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핀란드가 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투표에서 기권을 선택한 것은 수출 지향적인 경제로서 중국과의 협력 강화 필요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EU는 이달 말쯤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5.3%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중국과 EU는 여전히 이를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상당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통상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과 화상통화했다.

상무부는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핵심적인 관심 사안에 있어서는 중대한 입장차가 있었다"고 말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