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쟁 기계로 전환 중"…북한군 러 파병 영상 살펴보니
"저 사람들 뛴다"…WP, 친러시아 성향 '파라팩스' 영상 분석
위성사진에도 북한군 배치 지역 세르게예프카에 유의미 변화
- 조소영 기자
"저기 봐, 저 사람들 뛰고 있다."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모습이 담긴 영상과 관련 위성 사진을 토대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의 정예 '폭풍군단' 소속 군인들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앞서 "27일에서 28일 사이, 북한군이 처음으로 전투 지역에 투입될 것이라는 정보당국의 보고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WP는 친(親)러시아 성향 텔레그램 채널인 '파라팩스'(Para Pax)가 지난 18일 위와 같은 러시아어가 담긴 한 영상을 공개한 것을 분석했다. 영상명은 '러시아 훈련장에 있는 북한 군인들'로, 즉 '저 사람들'은 북한군을 지칭한다.
영상이 찍힌 장소는 블라디보스토크 인근의 세르게예프카 일대 군사 훈련장으로, 러시아 군복 차림으로 배낭, 소총을 든 군인들이 서둘러 거리를 지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그들이 뛰고 있다'는 한 남성의 언급 후, 또 다른 남성은 "우리 저 사람들 촬영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이후 전자의 남성은 다시 "여기 더 온다"며 "수백만 명이 있다"고 다소 과장스럽게 말한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모습은 속속 포착되고 있다. 파라팩스는 19일에도 러시아 공군기 일류신 Il-62M이 "모스크바로 평양에서 군인을 수송한다"며 관련 항공 노선 지도를 텔레그램에 게재했다.
22일에도 텔레그램에 기반한 러시아 매체 '아스트라'가 북한군으로 보이는 이들이 한데 모여 대화를 나누거나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된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이곳의 위치는 세르게예프카 지역의 제127차량화소총사단(44980부대)라고 아스트라는 전했다.
WP는 특히 미 민간 위성사진 업체인 막사 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올해 9월 초부터 세르게예프카에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9월 6일과 10월 7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비교해봤을 때 10월에 촬영된 사진에는 참호로 보이는 땅이 파였고, 새로운 구조물이 건설되고 있다.
기지 서쪽으로는 최소 20대의 군용 차량도 추가로 보인다.
용병 전문가 숀 맥페이트는 "세르게예프카 기지는 폐쇄된 곳이지만 위치와 광대한 부지 덕분에 급증한 북한군을 훈련시키기에는 적합한 장소"라고 했다.
이어 "새로운 부대가 배치 전 함께 훈련하는 것은 일반적"이라며 "이에 따라 북한군은 러시아군의 전투·통신 방식을 이해하게 된다. 그들은 러시아 전쟁 기계로 전환 중"이라고 말했다.
WP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이번 파병을 대가로 러시아에 무엇을 얻으려는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북한군을 해외 전투 지역에 파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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