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이상 기류 속 중국 "74년전 북한군과 항미원조 승리 쟁취"

중국, 첫 승리 10월 25일 항미원조 기념일로 삼아
SNS 검색어 상위권엔 관련 키워드 없어

인민일보 웨이보 계정에 올라온 항미원조 작전 74주년 기념 포스터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최근 북중 기류 이상 징후가 포착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한국전쟁 참전 기념일을 맞았다. 중국은 이를 기념하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으나 예년과 비교했을 때 분위기는 다소 차분한 것으로 관찰된다.

25일 중국 인민해방군 공식 SNS 계정인 '중국군호'는 "74년 전 중국인민지원군이 평화를 수호하고 침략에 반대하는 정의의 기치를 높이 들어 조선인민군과 함께 피 흘리며 싸워 항미원조 전쟁의 위대한 승리를 쟁취했다"고 밝혔다.

중국군호는 "전쟁터 환경이 험난하고 적과 아군의 역량이 현격히 차이 났고 무기와 장비가 낙후됐음에도 지원군의 신념을 꺾을 수 없었다"라고도 덧붙였다.

중국군이 항미원조 전쟁이라 칭하는 6·25 전쟁 참여는 1950년 10월 19일 압록강을 건너며 시작됐으나, 중국은 첫 승리를 거둔 10월 25일을 항미원조 기념일로 삼고 있다.

동부전구와 중부전구도 SNS 계정을 통해 '항미원조 74주년'을 기념하는 포스터를 게재했다.

동부전구는 포스터와 함께 올린 메시지에서 "75주년 오늘 인민지원군이 입북 후 첫 전투를 치르며 항미원조 전쟁의 막이 올랐다"며 "33개월에 걸쳐 290만명 이상의 중국 인민 지원군이 참전했고, 항미원조 전쟁에서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이 역사를 다시 새기고 지원군 영웅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중부전구도 '항미원조로 국가를 방위한다'라는 문구가 담긴 포스터를 게재해 이날을 기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SNS 계정에 197653이 쓰인 포스터를 올리고 "74년 전 중국인민지원군이 항미원조 전쟁에 참전했다"며 "이 전쟁에서 산과 강은 무사했고 가족과 나라는 평화로웠다"고 말했다. 197653은 당시 전쟁에서 사망한 중국군의 숫자다.

이 외에 중국 CCTV 국방채널, 법치일보를 비롯해 주요 지방정부 선전기관 등도 유사 포스터를 잇달아 게재하고 있다.

다만 이날 기념일은 다소 차분하게 지나가는 분위기다. 중국이 통상 정주년(끝이 5나 0으로 끝나는 해) 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해온 것과도 관련이 있겠으나 최근 북중 간 기상 기류가 나타나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시진핑 주석은 지난 항미원조 70주년을 맞이한 지난 2020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연설하고 "항미원조 전쟁의 위대한 승리는 중화민족의 역사책에 영원히 새겨질 것"이라며 "중국군이 위대한 애국정신으로 북한인민, 군과 손잡아 2년 9개월간 목숨을 걸고 싸워 위대한 승리를 이뤘다"고 연설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기준) 중국 SNS인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 상위 50위 내에 항미원조 74주년과 관련된 키워드는 찾아볼 수 없다. 최대 포털 바이두 역시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관련 내용이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중국에서 주요 역사적 기념일이 있을 때마다 관련 키워드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 애국주의를 고취하는 것과 대조적이라는 지적이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