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뒷돈 연루돼 무소속 출마한 의원들에게 활동비 지급"…이시바 분노

자민당이 공천한 후보자와 동일한 금액 지원…"사실상 위자료"
서둘러 "선거운동엔 못 쓴다" 해명했지만 "위장 비공천" 야당 질타 거세져

23일(현지시간) 일본 지바 가시와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길거리 유세를 벌이고 있다. 2024.10.23/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일본 집권 자민당이 불법 정치자금 사건에 연루돼 무소속으로 지역구 선거에 출마한 의원들이 소속된 당 지부에 활동비를 지급했다는 보도에 대해,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분노를 터뜨렸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24일, 히로시마시(市)에서 열린 길거리 유세에서 "정당 지부에 지급한 것으로, 비공천 후보에게 준 것이 아니다"고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앞서 신문 아카하타와 마이니치신문 등은 자민당이 비공천된 의원들이 대표로 있는 당 지부에 2000만 엔(약 1억8135만 원) 상당의 정당 조성금이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공천한 의원에게 제공되는 선거 자금과 같은 액수다.

이시바 총리는 "보도에 정말로 화가 났다"며 "보도, 치우친 견해에 질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가 활동비 지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어 "이 엄중한 (정세) 속에서, 자민당의 공약·정책을 알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지부에 (활동비를) 지출했다. 선거에 사용할 일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자민당은 이날 서둘러 공천 후보 및 진영을 대상으로 한 내부 문서를 내고 "비공천된 지부장이 자신의 선거운동에 (2000만엔을) 쓸 수 없다"고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정당 지부는 전부터 '정치인의 '지갑'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고 지지통신은 지적했다. 보편적으로 당 지부장은 공천 후보자가 맡는다는 것 역시 잘 알려져 있다. 당 관계자는 "비공천된 불이익을 커버할 '위자료'격이다"라고 시인했다.

현재 후쿠이2구에 입후보한 무소속 다카키 쓰요시 전 의원이 대표로 있는 후쿠이현 제2선거구지부는 아사히신문에 "(2000만 엔을) 받았다고도, 받지 않았다고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야당 측에서는 "위장 비공천"이라는 질타가 거세지는 가운데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비공천된 뒷돈 의원에 형식만 바꿔 지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불법 정치자금 문제가 선거 최대 쟁점으로 다뤄지고 있는 가운데, 자민당에 공천받지 못하고 무소속 출마한 의원은 총 10명이다.

호시 히로시 TBS 스페셜 평론가는 "'공천하지 않겠다'고 해 놓고 사실상 지원한 것이 밝혀진 것은 뒷돈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는 인상을 주는 결과가 되므로 자민당에는 손해가 매우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JNN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민당은 연립 여당인 공명당과 합쳐서도 과반 의석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