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러 파병, 시진핑에 불편할 수도…"북·중관계 시험대"
"유일한 조약 동맹국의 참전, 평화 세력 자처하는 중국 노력 퇴색시킬 수 있어"
빅터 차 "중국, 갈피 못 잡고 마비와 무능 사이에 갇혀"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북한의 러시아 파병 문제로 올해로 수교 75주년을 맞은 북·중 관계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의 참전이 북한과 중국 간의 유대감을 시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중국은 별다른 언급 없이 "모든 당사자가 갈등을 완화하고 정치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은 상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3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해 각국에 "불에 기름을 붓지 말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의 속은 편치 않을 수 있다. 중국은 그동안 평화 추구 세력을 자처하면서 미국을 향해 신냉전을 추구한다고 비판해 왔다. 하지만 중국의 유일한 군사조약 동맹국인 북한이 러시아를 대신해 서방이 지원하는 군대와 싸우고 있는 상황은 중국의 이 같은 노력을 퇴색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분석가들은 북한이 러시아 파병을 대가로 군사 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다고 봤다. 이는 북한이 한국과 일본을 더 대담하게 위협하도록 만들 수 있으며, 동시에 중국 입장에서는 무역과 원조를 통해 구축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약화할 수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중국이 러시아를 돕는 북한의 노력을 어떻게 억제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차 석좌는 NYT 인터뷰에서 "중국은 이 문제와 관련해 마비와 무능 사이에 갇혀 있다"며 "중국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러시아의 노력을 간접 지원하고 있지만 북한의 참전은 그들에게 반가운 일이 아니다"라며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중국에 좋을 게 없다"고 말했다.
NYT는 중국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지속될 것이라며 "북한이 유럽에서 전쟁을 부추기고 있고 이로 인해 세계 질서의 광범위한 대립이 심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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