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시되는 북 '우크라전 참전설'…전문가들 "실전 경험될 것"(종합)

젤렌스키 "北, 전쟁 개입" 세 번째 언급…우크라 매체 연일 보도
러시아 부인 속 조용한 北…한국 "사실일 가능성 보고 추적 중"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키이우 의회에서 연설을 갖고 "북한이 러시아 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실상 참여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2024.10.17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정지윤 최소망 기자 = 북한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 참전했다는 주장과 정황 포착이 계속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중심으로 관련 주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는 이에 대해 부인하고 있고, 북한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실제 단순 무기 지원을 넘어서 파병으로까지 협력이 확대됐다면 북러 관계가 상당히 심화됐다는 근거가 되는 만큼 한국 정부 등은 역내 불안정성 등에 대비해 이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젤렌스키 "北, 전쟁 개입"…우크라 매체 연일 관련 보도

16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의회에 출석해 "푸틴의 범죄자 연합에 이미 북한도 포함됐다"면서 최근 들어 세 번째 북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설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만이 아니라 인력도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보기관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13일 영상 연설을 통해서도 러시아와 북한 간 동맹 강화가 목격되고 있다면서 "이것은 더 이상 단순한 무기 이전만이 아니라 북한 병력을 점령군의 군대(러시아)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다음날(14일) 가진 연설에서도 자국 고위 관리들로부터 보고받은 전쟁 관련 브리핑 내용을 소개하면서 "북한이 전쟁에 실제로 개입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매체들도 연일 북한군의 참전 정황을 보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인근 러시아 점령 지역에서 3일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20여 명이 사망한 가운데 여기에 북한 장교 6명이 포함됐으며, 이외 3명이 부상했다는 4일자 보도가 있은 후 관련 소식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15일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이미 러시아에 1만 명의 북한군이 파병됐다는 보도를 했고 같은 날 키이우 포스트는 러시아가 북한군 3000명으로 구성된 대대급 부대를 꾸리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부랴트 특별대대'로 명명된 이들은 제11공수돌격여단 소속으로,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배치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미 전장에 투입된 북한군 중 일부가 집단 탈영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당일(15일)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북한군 18명이 러시아 서부 브랸스크와 쿠르스크 국경 인근 진지에서 부대를 이탈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이 이와 관련해 수색 작업을 시작했는데, 상부에 탈영 사실은 밝히지 않으려 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16일 키이우 포스트는 북한군 보병 1만 명이 러시아군의 병력 순환을 도우려 러시아 극동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 연방 사이의 포괄적인 전락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이 조인됐다"라면서 "김정은 동지께서 푸틴 동지와 함께 조약에 서명했다"라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러 "가짜뉴스"·조용한 北…한국 "사실로 보고 추적"

러시아는 북한군 참전설에 "가짜뉴스"라며 부인하고 있으나 일련의 정황상 사실일 것이라는 데 무게가 쏠린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특별군사작전 참가자 구성은 국방부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끼는 한편 "특별군사작전에 누가 어떻게 관여했는지에 대해서는 그(젤렌스키)와 전혀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4일 러시아와 북한이 올해 6월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조약) 비준에 관한 법안을 하원(국가두마)에 제출하며 북러 관계가 완전히 심화됐음을 확실히 하기도 했다.

이는 북러 조약의 효력을 발생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당 조약에는 둘 중 어느 한편이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할 경우, 지체 없이 군사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국 정부로서는 남북 갈등이 고조돼 전면 충돌했을 때의 그림을 그려보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김용현 한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군 장교의 사망 보도'에 대해 "여러 가지 정황으로 봤을 때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당시 "러시아와 북한이 거의 군사동맹에 버금가는 상호 협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파병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고도 했다.

16일에도 한국 국가정보원은 "북한군의 (우크라전) 참전이 사실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밀 추적 중"이라며 "우크라이나 측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금까지 파병설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北, 병력 손실 입더라도 실전 경험될 것"

북한군의 참전이 이른바 '대포밥'(총알받이의 북측 표현)이 될 여지가 상당하다는 분석 속 이들이 실전을 경험할 기회가 돼 북한 전력에 보탬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미연합사령부 작전참모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병력의 큰 손실을 입더라도 이 또한 북한군에는 가치 있는 학습 경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담당 부차관보도 "북한군이 전투 경험을 쌓는 것은 이들의 전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평가하는 동시에 파병을 통해 북한이 러시아에 지금까지 받은 것 이상을 얻기 위해 협상 중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정부는 북러 군사협력 심화에 있어 우려 입장을 표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병했다는 보도에 대해 "우리는 다른 나라가 러시아에 원조나 지원을 제공하는 데 대해 항상 우려한다고 말해왔다"고 답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사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10.1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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