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계기 중일정상회담…이시바 "중국군 활동에 심각한 우려"

이시바, 일본 수산물 수입 조기재개 요구…"대만 동향 주시"
리창 "자유무역 수호·공급망 안정 위해 노력하자"

라오스에서 악수하는 리창 중국 총리(오른쪽)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사진은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라오스 비엔티안을 방문중인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리창 중국 총리와 함께 취임 후 첫 중일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시바 총리는 최근 동중국해와 일본 주변에서의 중국군 활동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전달했다.

NHK와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10일 이시바 총리는 오후 7시 30분쯤부터 약 30분간 리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시바 총리는 "중일 양국은 전략적 호혜 관계를 포괄적으로 추진해 건설적이고 안정적 관계를 구축한다는 큰 방향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경, 에너지, 의료, 간병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이시바 총리는 양국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재개에 합의한 것을 평가하면서 수산물 수입의 조기 재개를 요구했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의 부표 설치 등 동중국해 정세와 일본 주변에서 활발해지고 있는 중국군의 활동에 심각한 우려를 전하고 지난 8월 발생한 중국 군용기의 일본 영공 침범에 대해 충분한 해명을 요구했다.

그는 지난달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서 발생한 일본인 학교 남학생 피살 사건에 대해 "중국에 체류하는 일본인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중국이 조금이라도 빨리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일본인의 안전을 확보할 것과 함께 중국에서 구속된 일본인의 조기 석방도 요구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 이시바 총리는 군사적 정세를 포함한 동향을 주시하고 있으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일본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리창 총리는 "취임 후 조기에 대면으로 대화할 수 있는 것은 중일 양국이 양국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는 표시"라면서 "중일관계는 지금 개선과 발전의 중요한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중일 양국의 우호와 평화 공존, 협력, 공동발전이 양국 국민의 근본적 이익에 부합한다"면서 일본이 '중일 4대 정치문건'의 원칙과 공동인식을 준수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양국이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건설적이고 안정적 중일관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4대 정치문건은 1972년 중일 수교 당시 발표한 중일 공동성명, 1978년 '중일 평화우호조약', 1998년 '중일 평화와 발전의 우호협력 동반자 관계 수립을 위한 공동선언', 2008년 '중일 전략적 호혜관계 전면 추진에 관한 공동성명'을 의미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과 상호 주권 및 영토 완전성 존중, 패권 반대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리 총리는 중국이 일본과 함께 과학 기술, 데이터 경제, 녹색발전 등 새로운 분야에서 협력 지점을 모색하기를 바란다면서, 중일 양국이 전세계 자유무역 체제와 산업 공급망을 안정적이고 원활하게 유지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양국 정상은 관계 발전의 구체적 성과를 내도록 각 정부의 관계 당국에 지시를 내리고 계속해서 정상급을 포함한 모든 수준에서의 의사소통을 거듭해 가기로 했으며 중일 고위급 경제대화를 통해 양국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