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취임 후 첫 쌍십절 연설서 "중국, 대만 대표 권리 없어"

"중국과 대만 종속 관계 아냐…대만서 민주주의 성장 및 번영"
"대만 국민 단결할수록 대만해협 평화롭고 안정"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10일 오전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 앞 광장에서 열린 건국기념일(쌍십절)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대만 총통부 계정 갈무리)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은 중화민국(대만)의 조국이 아니다"고 언급한 데 이어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은 대만을 대표할 권리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10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라이칭더 총통은 이날 오전 타이베이 총통부 앞 광장에서 열린 건국기념일(쌍십절) 행사에 참석해 "대만이 타이펑진마(대만을 구성하는 4대 섬인 대만, 펑후, 진먼, 마쭈의 첫 글자를 딴 것)에 뿌리를 내렸고 중국과 서로 종속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5월 취임 후 첫 번째 쌍십절 연설에 나선 라이 총통은 "여러 세대에 걸쳐 같은 배를 타고 풍파와 난관을 함께 헤쳐온 동포들에게 감사하다"며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는 이 땅에서 성장하고 번영했으며 중국은 대만을 대표할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1911년 우창 봉기를 기점으로 전개된 신해혁명이 시작된 10월 10일을 건국 기념일로 여기고 매년 10월 10일(쌍십절) 관련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그는 "2300만 대만 국민은 세계를 향해 개방하고 미래를 맞이해야 한다"며 "총통으로서 임무는 국가의 생존과 발전을 지키고 대만 국민을 단결시키며 국가의 주권이 침해되거나 병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만 국민 모두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4대 평화 행동계획'을 이행하고 국방을 강화하며 민주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억지력을 발휘해 평화를 유지하며 세대가 평화와 안전 속에서 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덧붙였다.

라이 총통은 "국방, 민생, 재난 예방, 민주주의 측면에서 국가의 전반적인 회복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대만 국민이 단결할수록 국가는 안정되고 대만 사회가 준비되어 있을수록 국가가 안전해지며 비로소 대만해협은 더 평화롭고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만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과 전 세계 안보와 번영을 위해 노력할 뜻이 있다"며 "이와 함께 중국과 협력해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전염병을 예방하며 지역 안보를 유지해 양안 국민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추구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라이 총통은 지난 5일 건국기념일 행사 연설에서 "나이로 봤을 때 중국은 대만의 조국이 될 수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친중 성향의 마잉주 전 총통은 "중화민국 헌법을 지지하고 위헌적인 두국가론에 반대한다"며 이날 총통부에서 열리는 건국기념일 행사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마 전 총통은 "라이 총통의 두국가론 주장과 대만 독립 추구는 중화민국 헌법에 대한 심각한 위반으로 2300만 대만 국민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기 때문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