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만 총통 건국기념일 연설 앞두고 중국 군사행동 경계

"군사적 압력의 구실 삼을 정당성 없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21일(현지시간) 타이베이에서 열린 케타갈란 포럼에 참석했다. 24.08.2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10일 건국기념일(쌍십절) 연설을 앞두고 미국은 중국을 향해 이를 군사적 압력의 구실로 삼지 말라고 압박했다.

이 같은 발언은 중국이 이번 주 대만을 둘러싸고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짙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기자들과 만나 대만의 113번째 건국기념일 연설이 중국의 군사훈련을 정당화할 구실이 돼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 관리는 "과거 쌍십절 연설 이후 (중국의) 대규모 군사 활동이나 훈련은 없었지만 올해는 중국이 이를 구실로 삼을 수 있으므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정기적인 연례 기념행사가 이런 식으로 (중국에) 이용될 정당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강압적인 행위는 양안 관계의 안정성을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대만은 1911년 10월 10일 중국의 마지막 왕조가 무너지고 중화민국이 등장한 날을 건국기념일로 지정해 매년 기념한다.

라이 총통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타이베이 총통실 앞에서 건국기념일 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라이 총통은 중국의 군사적·경제적·심리적 압력에 대한 저항을 강조하는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리에는 미국 연방 의원 3명과 대만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12개국 고위 관리도 참석한다.

지난 5일 라이 총통은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열린 건국기념일 행사에서 "중화민국(대만)은 113세이지만,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은 75세에 불과하다"며 "중국은 대만의 조국이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지난 9일 이 발언을 문제 삼아 주펑롄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고 "낡은 술을 새 부대에 담는 괴담"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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