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유엔서 설전…"핵 포기하라" "핵개발은 자위권"

황준국 주유엔대사 "북러 불법 군사협력 중단하라"
북한 측 외교관 "러시아로의 무기 이전은 근거없다"

북한이 5년 만에 일본 영공을 넘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가운데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황준국 유엔 대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한국과 북한이 유엔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9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황준국 주유엔 한국 대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9차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북한을 향해 핵·미사일의 완전한 폐기를 촉구했다.

주유엔 북한대표부 측은 핵무기 개발이 자위권 차원이라는 오랜 주장을 되풀이하며 맞섰다.

황 대사는 이날 국제 안보 위협 중 하나로 북한을 꼽으며 "북한은 불법적인 핵무기 프로그램을 가속하는 동시에 러시아에 탄약과 탄도미사일을 공급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기름을 붓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CVID)으로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도발 대신 대화의 길을 선택할 것을 촉구한다"고 발언했다.

황 대사는 "러시아와 북한이 불법적인 군사 협력을 즉각 중단하고 모든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완전히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며 "도네츠크 지역 인근 최전선에서 북한군 장교 6명이 사망했다는 보도는 참으로 우려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북한 외교관은 발언권을 신청해 "핵무기 보유는 반세기 이상 지속돼 온 미국의 핵 위협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주권적 권리"라며 북한 헌법에 규정된 핵무기 보유에 대한 비난은 "주권에 대한 심각하고 용서할 수 없는 침해"라고 반발했다.

이 북한 외교관은 "북한의 핵 우려는 수십 년 된 오랜 이야기이며 이를 거론하는 국가들은 고장 난 시계처럼 들린다"며 "핵무기 보유국에 CVID를 요구하기 전에 미국의 핵무기에 크게 의존하는 안보 정책을 포기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로의 무기 이전은 가장 터무니없고 근거 없는 모순"이라며 "이를 전면 거부한다"고 말했다.

김일훈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참사관은 재반박 발언을 통해 "북한은 지난 수십 년간 유엔 안보리 결의 등 국제법을 철저히 무시한 채 불법적인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날로 증대되고 있는 것이 바로 한국이 미국과의 확장억제 협력을 강화하는 이유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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