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 복역' 일본 사형수, 58년 만에 무죄 확정

1966년 일가족 살인 사건 용의자로 몰려…46년 간 감옥 생활
검찰 "오랜 기간 법적 공백 상태에 있어…항소 안 할 것"

살인 누명을 쓰고 약 46년 간 옥살이를 한 하카마다 이와오(88)가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후 행사에 참석해 소회를 밝히고 있다. 2024.09.29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형수로 복역해온 것으로 알려진 일본의 한 남성이 사건 발생 58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NHK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검찰은 8일 사형수 하카마다 이와오(88)에게 무죄를 선고한 시즈오카 법원의 판결에 항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와오는 일본 전후 역사 중 재심으로 무죄를 확정 지은 다섯 번째 사형수가 됐다.

우네모토 나오미 일본 검찰총장은 이날 하카마다가 "매우 오랜 기간 동안 법적 공백 상태에 있었다"며 "철저한 검토 끝에 이 상황을 끌고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카마다는 1966년 시즈오카현 시미즈에서 일가족 살인 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그는 당시 자신의 고용주를 찾아가 강도를 저지르고 고용주의 아내와 두 아이까지 살해한 혐의로 1968년 유죄판결을 받았다. 2014년 재심으로 감옥에서 풀려났지만, 법적 다툼으로 인해 소송은 지난해에야 시작됐다.

법원은 지난달 26일 진행된 재심에서 과거 수사 당시 경찰이 증거를 조작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경찰이 하카마다의 자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옷 5점' 등 총 3점의 증거를 조작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항소는 하지 않겠지만 증거는 조작하지 않았다고 반박한 상황이다. 우네모토 총장은 법원의 판단 이유에 "매우 불만족 한다"며 "그 결론은 논리적으로 잘못됐다"고 말했다.

하카마다의 누나 히데코는 하카마다가 "마침내 사형수에서 벗어나서 너무 행복하다"며 "앞으로 그가 진정한 자유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생이 "조금 더 오래 살길 바란다"며 "우린 평범하고 조용한 삶을 살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