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태평양 향해 ICBM 시험 발사…"미국에 보내는 신호일 것"(종합)
일본 "사전 통보 못 받았다…투명성 부족한 실험"
"일상적 발사 아냐…모두 위협하려는 강한 신호"
- 김예슬 기자, 정은지 특파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정은지 특파원 = 중국이 오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미국 간 긴장 속에서도 핵무기를 확대하고 있다는 신호인 만큼, 이번 시험 발사는 국제적인 우려를 부르고 있다.
25일 중국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로켓군은 오전 8시 44분 태평양 관련 공해상으로 모의 훈련 탄두를 실은 ICBM 1발을 성공적으로 발사했으며, 이는 예상했던 해역에 정확하게 낙하했다.
국방부는 "이번 미사일 발사는 로켓군의 연례 군사 훈련의 하나로 무기 장비의 성능과 부대 훈련 수준을 효과적으로 점검한 것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며 "사전에 관련 국가에 이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중앙군사위 아래 육군·해군·공군·로켓군 등 4개 군종을 두고, 여기에 군사우주항공부대, 사이버부대, 정보지원부대, 연합병참부대 등 4개 병종을 두는 구조를 갖고 있다.
중국 측에서는 인근 국가에 사전 통보했다는 입장이지만, 일본은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NHK는 소식통을 인용해 사전에 통보받은 국가에는 호주와 미국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사전 통보가 없었음을 분명히 하면서 "사전에 내놓은 항행경보 등 지금까지 얻은 정보를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우리나라 상공의 통과는 확인되지 않고, 현재까지 관계기관으로부터의 피해 보고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국방비를 지속해서 높은 수준으로 증가시키고, 충분한 투명성이 부족한 채 ICBM을 포함한 핵·미사일 전력을 광범위하고 급속히 증강하고 있다"며 "또 중국은 지난달 군용기 영공침범을 비롯해 우리나라 주변에서의 군사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도 "현시점에서 일본 선박에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고,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은 "현재 관계 부처와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번 발사와 관련해 "중국의 주권적 권리"라며 "우리는 이를 존중하고, 당연히 사전에 정보가 교환됐다"고 밝혔다.
미사일이 어디에 떨어졌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중국의 노탐(NOTAM·항공 전산정보 체계)을 인용한 분석가들은 미사일의 궤적이 1980년 발사 때와 비슷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당시 미사일은 솔로몬 제도, 나우루, 키리바시, 투발루, 서사모아, 피지, 그리고 현재의 바누아투가 형성한 고리 모양의 중앙에 떨어졌다.
이 때문에 중국의 이번 ICBM 발사 훈련을 두고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를 견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핵무기 전문가인 앤킷 판다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중국이 이 시험을 일상적이고 매년 실시한다고 설명한 것은 이상해 보인다"며 "그들은 이런 종류의 일을 일상적으로나 매년 실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의 방문 연구원인 드류 톰슨도 X에 "타이밍이 모든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번 발사가 어떤 국가도 표적으로 삼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중국과 일본, 필리핀 사이에는 긴장 수준이 높고, 물론 대만과도 끊임없는 긴장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또 리 연구원은 "이번 발사는 모든 사람을 위협하려는 강력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미국 국방 분석가 존 리지도 "중국이 이번 시험을 미국에 대한 자세나 신호의 한 형태로 실시했을 수 있다"고 BBC에 설명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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