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종' 영양사슴하늘소 보호, 한중 협업 필요한 이유는

한반도 서식 영양사슴하늘소, 180만년전 한반도 고립 가능성
中서 유입된 종 아닌듯…중국과 추가 협업 중요해져

(논문 일부 발췌)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영양사슴하늘소(Trictenotomidae)가 한반도 고유 개체군으로 과거 동아시아에 널리 분포하다 약 180만년 전 황해가 육지에서 바다로 갈라지는 시점에 한반도에 고립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양사슴하늘소는 장수하늘소와 비슷한 생김새로 최근 곤충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곤충이다.

이에 따라 세계적 희귀종이자 중국, 동남아 등에 주로 분포된 영양사슴하늘소의 서식 생태 정보 연구 및 보호를 위한 국제 협력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대학교, 중국과학원, 런던자연사박물관. 영국임페리얼컬리지런던, 벨기에왕립자연과학연구소 소속 연구원(이승현, 알랭 드루몽, 드미트리 텔레노브, 이승환, 밍바이)는 최근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영양사슴하늘소 6종과 이들 친척의 DNA를 분석한 내용을 담은 공동 논문 <사슴하늘소붙이과(Trictenotomidae)의 분자계통학적 연구: 영양사슴하늘소속(Autocrates)의 종 타당성 검토 및 생물지리학적 분석>을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 경북 영양군에서 처음으로 영양사슴하늘소가 발견됐다. 이후 2008년 고성에서 군인에 의해, 이어 2009년 양양의 북동쪽 해안 등 동해안을 따라 서식이 확인됐다.

전 세계에 서식 중인 영양사슴하늘소는 6종으로 나뉜다. 이들 대부분은 중국 내륙, 동남아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기존에 알려진 중국의 영양사슴하늘소의 분포지보다 동쪽으로 2000km 이상 떨어진 곳인 만큼, 국내에 서식하는 영양사슴하늘소가 새로운 종인지 또는 다른 지역에서 인위적으로 유입된 것인지에 대한 연구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논문에 따르면 한국에서 서식 중인 영양사슴하늘소 개체군은 흔히 알려진 중국의 영양사슴하늘소(Autocrates maqueti) 개체군과 유사성을 띠고 있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은 DNA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영양사슴하늘소는 거저리상과에 속한 나무껍질벌레과나 썩덩벌레붙이과와 가깝고 하늘소과와는 상당히 먼 관계임이 밝혀졌다.

이는 한국에서 서식 중인 영양사슴하늘소가 중국에서 인위적으로 유입됐거나 새로운 종이 아닌 자연적으로 분포하던 개체군이라는 것이다.

다국적 연구원들은 이번 실험을 통해 국내에 서식 중인 영양사슴하늘소가 과거 동북아지역에 널리 분포하다 180만년 전 황해가 육지에서 바다로 갈라지는 시점에 한반도에 고립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세계적으로 영양사슴하늘소가 어떤 자연 환경에서 산란을 하는지 등에 대해서 알려진 바가 없으므로 보호를 위해선 연구진들의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논문은 국내에 서식 중인 영양사슴하늘소가 세계적 분포지역과 매우 떨어진 지역에 서식하며 유전적으로 고유한 특성을 보이는 만큼 추가 연구와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사슴하늘소가 가장 처음 발견된 중국과의 추가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성충이 된 영양사슴하늘소가 자연상태에서 어떤 서식 상태를 가졌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성충 내장의 DNA와 보전유전체학적의 분석을 수행할 예정이다. 또한 애벌레 상태의 영양사슴하늘소의 서식 생태 연구도 진행한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