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 제명' 손준호 승부조작 부인…중국 "지난 3월 공개 판결"(상보)

중국 "3월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 사건 판결 내려"
중국축협, 손준호 영구 제명 내용 FIFA·KFA에 통지

승부 조작 혐의로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축구선수 손준호(수원FC)가 11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수원시체육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9.1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김도용 기자 = 중국 정부는 축구선수 손준호가 죄를 인정해 처벌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올해 3월 중국 사법기관은 한국 시민 손준호의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 사건에 대해 공개 판결을 내렸다"며 "손준호는 유죄를 인정했고 법정에서 반성했으며 항소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마오닝 대변인은 "중국은 법치국가로 사법기관은 법에 따라 사건을 엄격하게 처리하고 당사자의 정당한 권익을 충분히 보호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손준호가 부당행위도 없었다고 부인했고 진술은 강압 수사에 의한 것이며 그와 그의 가족이 중국 경찰의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데 대한 중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이에 앞서 중국축구협회가 승부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손준호에 대한 영구 제명 징계 내용을 국제축구연맹(FIFA), 대한축구협회(KFA)에 통지했다.

KFA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전날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온 공문을 이날 오전 확인했다. 중국축구협회는 손준호에 대한 '영구 제명' 징계 사실을 FIFA와 아시아축구연맹(AFC)에도 통지했다"고 밝혔다.

중국축구협회의 공문에는 "사법 당국에 따르면 손준호는 부당 이익을 취하기 위해 부당거래, 승부조작, 불법 수익 취득에 가담했다. 이는 규정에 어긋나기 때문에 더 이상 중국 내에서 축구 관련 활동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KFA가 중국축구협회의 공문을 받았다고 해서 K리그에서 그에 대한 징계가 바로 적용되지 않는다.

KFA 관계자는 "해당 협회 징계가 바로 국내에 적용되지 않는다. FIFA가 공문 내용을 검토하고 결정하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K리그를 관장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관계자 역시 "아직 KFA로부터 손준호 선수에 대한 특별한 공지가 없다. 일반적으로는 KFA의 결정이 있기 전까지 소속팀 경기에 나서는 것은 큰 무리가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FIFA가 중국축구협회의 징계를 인용한다면, 손준호는 국내에서도 뛸 수 없다. 사실상 선수생명 끝이다.

손준호는 중국 산둥 타이산에서 뛰던 지난해 5월, 중국 현지에서 형사 구금됐다가 올해 3월 극적으로 풀려나 귀국했다. 당시 중국 축구계에 만연했던 부패와 비리를 뿌리 뽑기 위한 바람이 불어 승부조작 혹은 뇌물수수가 주요 혐의로 추측됐는데, 손준호 측은 이를 부인하면서도 특별한 추가 해명 없이 함구했다.

침묵을 지킨 손준호는 지난 6월 아무 문제 없이 국제이적동의서(ITC)가 발행되며 수원FC에 입단했다.

손준호는 한국에서 문제없이 선수 생활을 했지만 지난 10일 중국축구협회가 손준호에 대해 영구 제명이라는 중징계를 내리면서 논란이 커졌다.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손준호는 승부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팀 동료와 오간 돈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다.

손준호 측은 만약 FIFA가 중국축구협회의 징계를 받아들인다면 스포츠중재재판소(CAS)를 통해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만약 범죄 사실에 연루된 것이 사실이라면, 선수 생활을 이어나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