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간토학살 희생자 추도식…도쿄도지사, 8년째 추도문 안 보내

101주년 추모 행사 도쿄도립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엄수
실행위원장, 고이케 지사 향해 "비참한 역사 제대로 바라봐야"

간토대학살 100년을 맞은 1일 서울 용산구 식민지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간토대학살 100년 기획전 '은폐된 학살, 기억하는 시민들'을 찾은 시민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1923년 9월 일본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조선인이 방화한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자경단, 경찰, 군인 등이 재일 조선인 6661명(독립신문 기록)을 학살했다. 2023.9.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일본 간토대지진 당시 숨진 조선인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101주년 추도식이 1일 도쿄 스미다구에서 엄수됐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이날 101주기 추도식은 도쿄 도립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추도식 실행위원회와 도쿄도위령협회의의 주최로 열렸됐다.

간토대지진은 1923년 9월 1일 간토에서 발생한 규모 7.9의 강진을 말한다. 당시 10만5000명 이상이 숨졌다. 이후 "조선인이 약탈하고 불을 질렀다"라거나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유언비어가 퍼지자, 일본인들은 '자경단'을 조직해 조선인 등을 살해했다. 당시 살해된 조선인은 약 6661명(독립신문 기록)으로 추산된다.

아오야마 야스시 도쿄도위령협회장은 "대지진의 비참함을 다음 세대에 전해 가지 않으면 안 된다"며 희생자들에 애도를 표했다.

공원 내 조선인 희생자 추모비 앞에는 일조협회 등 실행위원회가 주최한 추모식이 엄수됐고, 한국 전통 무용수들은 진혼무를 췄다.

다만 일본 열도를 휩쓸고 있는 제10호 태풍 산산의 영향으로 일부 유족들은 참석하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실행위는 8년째 추도문을 보내지 않고 있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미야카와 야스히코 실행위원장은 "비참한 역사를 제대로 바라봐야 한다"며 고이케 지사를 향해 쓴소리했다.

공원을 방문한 요코하마 주민 모리 히데오(52)는 마이니치 인터뷰에서 "도지사가 추도문을 보내지 않는 건 학살을 부정하거나 반성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된다"며 "반성의 의미를 담아 추도문을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간토 대지진의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은 1974년에 시작돼 매년 역대 도지사가 추도문을 보내왔다. 고이케 지사는 취임 첫해인 2016년에는 추도문을 보냈으나 2017년부터 추도문 발송을 거부했다.

past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