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태풍 근접에 日 '특별 경보' 발령…"전신주·가로등 쓰러질 정도"
규슈 남부에 24시간 동안 600mm 호우 예상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일본 열도를 관통 중인 10호 초강력 태풍 '산산'이 강한 바람과 함께 엄청난 양의 비를 퍼붓고 있는 가운데 일본 기상청이 특별 경보를 발령했다.
28일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후 1시 아마미 지방을 제외한 가고시마현에 폭풍과 파랑 특별 경보를 내렸다.
태풍 특별 경보는 태풍의 중심부 기압이 930hPa 혹은 최대 순간 풍속이 초당 50m 이상에 달하는 태풍의 접근이 예상되는 경우 내려진다. 아마미 지역은 이미 태풍이 지나간 곳이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산산은 이날 오후 1시 기준 일본 남부 가고시마현 아마미시를 지나 규슈 본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산산의 중심부 기압은 935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은 초당 50m, 순간 최대 풍속은 초당 70m다. 중심으로부터 반경 110km 이내에는 풍속 초당 25m 이상의 바람이 불고 있다. 순간 풍속이 초당 60m에 달하면 나무와 전신주, 가로등이 넘어질 수 있다. 목조 주택은 파괴되고 철근 구조물은 변형될 정도다.
산산이 예상 경로대로 이동할 경우 30일 중심부 기압이 965hPa, 중심 부근 최대 풍속 초당 40m, 최대 순간 풍속 초당 55m로 규슈의 시모시마 섬에 상륙할 것으로 관측된다.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에서는 29일까지 선상 강수대가 걸쳐지며 폭우가 이어질 전망이다. 태풍 중심부에서 떨어진 서일본이나 동일본 일부 지역에서도 폭우가 예상된다.
정오까지 시간당 강수량은 고치현 40.5mm, 오이타현 33.5mm, 미야자키현 32.5mm 등으로 보고됐다. 야마가타현 신죠시에서는 27일 오후 10시40분까지 48시간 동안 304.5mm의 비가 오며 2003년 이후 가장 많은 양으로 기록됐다.
산산이 본격적으로 일본 본토에 상륙하는 30일에는 더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30일 오전까지 24시간 동안 예상되는 강수량은 규슈 남부에서 600mm, 규슈 북부 400mm, 시코쿠·긴키에서 300mm 등이다.
일본항공(JAL)은 28일 가고시마공항에 이착륙하는 항공편 82편의 운항을, 전일본공수(ANA)는 28~30일 미야자키나 가고시마에서 이착륙하는 항공편 80편의 운항을 중단했다.
도카이도 신칸센도 30일부터 이틀간 일부 구간에서 운항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
통신장애와 물류 지연도 잇따르고 있다. 일본 이동통신 업체인 NTT 도코모, KDDI, 라쿠텐, 소프트뱅크 등은 가고시마현 일부 지역에서 휴대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체국도 가고시마현, 오이타현, 시즈오카현 일부 지역에서 창구 업무를 중단했고, 오키나와현과 가고시마현 일부 지역에서는 우편물 배송 지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관계 부처에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사전 대책에 전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
앞서 태풍 산산은 지난 22일 오전 3시쯤 마리아나 제도 인근 해상에서 형성됐다.
당초 태풍 산산이 동일본을 스치며 통과할 것으로 보였으나, 예상보다 서쪽으로 이동 경로를 틀며 일본 열도 전체를 통과하게 됐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태풍을 움직이는 주변의 바람(편서풍)이 약하기 때문에 태풍이 한랭 소용돌이에 끌려 서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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