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교토국제고, 첫 고시엔 결승 진출…23일 우승 도전(종합)
4강 승리 후 한국어 교가 제창, 日 전역 송출
고마키 감독 "교토를 대표해 당당하게 싸울 것"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으로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결승에 올라 우승을 노린다.
교토국제고는 21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본선 4강에서 아오모리야마다고를 3-2로 제압하고 결승 무대를 밟았다.
1915년 창설된 고시엔은 올해 106회째를 맞이한 일본의 대표적인 고교야구대회다.
봄에는 선발고등학교야구대회, 여름에는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등 두 번의 고시인이 열린다. 이 대회를 통해 수많은 일본 야구 스타들이 일찌감치 명성을 떨쳤다.
1999년 일본고교야구연맹에 가입한 교토국제고가 고시엔 결승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봄 고시엔에서 4강까지 오르더니 올해 여름 고시엔에서는 결승에 올랐다.
이날 교토국제고는 1회 2점을 먼저 내줬으나 6회 1사 만루에서 하세가와 하야테의 2타점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1사 1, 3루에서 핫토리 후마의 내야 땅볼 때 1점을 더해 역전에 성공했고, 1점의 리드를 끝까지 지켜 승리했다.
승리의 주역은 2학년 좌완 투수 니시무라 가즈키였다.
선발 나가자키 루이가 4이닝 동안 2점을 내주며 끌려가던 상황에서 5회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니시무라는 5이닝 무실점으로 버티며 승리를 이끌었다.
앞서 32강전에서 니가타산업대부속고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뒀던 니시무라는 지벤가쿠엔고와의 8강전에서도 완봉승을 챙겼다. 8강 이후 이틀 만에 나선 4강전에서도 괴력을 발휘하며 팀을 결승으로 인도했다. 니시무라의 이번 대회 성적은 23이닝 무실점이다.
니시무라는 경기 후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선발투수가 조기에 교체됐지만) 나는 감정을 억제할 수 있었다. (뒤집기를 펼친)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부담 없이 투구했다"며 "결승전에서도 오늘처럼 열심히 공을 던질 것"이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고마키 노리쓰구 교토국제고 야구부 감독은 "니시무라의 투구에 놀라고 있다. 그는 고시엔을 통해 더 강해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교토국제고 선수들은 이날 4강전에서 승리한 뒤 '동해 바다 건너서'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를 불렀다.
고시엔에서는 경기 후 승리 팀 교가가 연주되는데 이번 대회 들어서만 5번째로 교토국제고 교가가 울려 퍼졌다. 이 장면은 일본 공영방송 NHK를 통해 일본 전역으로 생중계됐다.
교토국제고는 23일 오전 10시 도쿄 대표 간토다이이치고와 대망의 결승전을 치른다.
일본 매체에 따르면 도쿄와 교토 대표 학교가 고시엔 결승에서 처음으로 맞붙는다. 교토국제고는 야구부 창단 후 첫 고시엔 우승에 도전하고, 간토다이이치고는 1987년 봄 고시엔 우승 이후 37년 만에 정상을 노린다.
고마키 감독은 "선수들이 짧은 기간 크게 성장했다"며 "결승전에서는 교토 사람들을 대표해 당당하게 싸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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