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라이벌은 임영웅"…외신, 한국 내 트로트 인기 집중 조명

AFP "트로트 장르에 새로운 활력 불어넣은 아티스트 중 하나"
BTS 개별 멤버보다 높은 콘서트 수익·높은 주목도…'임영웅 신드롬'

임영웅 서울월드컵경기장 콘서트/사진=물고기뮤직 제공 ⓒ News1 황미현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방탄소년단(BTS)으로 K팝의 매력을 맛본 세계가 이제는 K-트로트의 세계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AFP통신은 6일(현지시간), 가수 임영웅 신드롬에 주목하며 그가 "한때 은퇴자를 위한 음악이라고 무시당하고 조롱받던" 트로트 장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아티스트 중 한 명"이라고 소개했다.

이 매체는 지난 6월 갤럽 여론조사를 인용해 임영웅이 BTS를 제치고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가수로 선정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BTS만큼 팬이 많지는 않지만 글로벌 슈퍼스타들과 경쟁하며 수십억 건의 스트리밍과 경기장 투어로 K팝 외에도 더 다양한 한국 음악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논평했다.

업계 데이터에 따르면 임영웅의 콘서트 투어 매출은 302억을 돌파했다. 그룹이 아닌 BTS 개인 멤버의 콘서트 매출을 뛰어넘은 수치다.

서병기 연예 전문기자는 이런 현상을 일컬어 '임영웅 신드롬(현상)'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는 "국내에서는 임영웅에 대한 기사가 BTS보다 더 많은 트래픽을 생성하고 더 많은 '좋아요'를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고 할머니 손에 어렵게 자라나 TV쇼에서 우승을 차지한 감동사에 "완벽한" 보컬이 더해져 대중에게 큰 인기를 얻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영웅 서울월드컵경기장 콘서트/사진=물고기뮤직 제공 ⓒ News1 황미현 기자

최근 서울에서 열린 임영웅 콘서트에는 수만 명의 팬들이 하늘색 옷을 입고 응원봉을 흔들었으며, 고향 포천시에는 '웅이 나무'라는 이름의 팬 카페까지 만들어졌다. AFP는 이 카페를 "임영웅을 기념하는 성지"로 묘사했다.

최근 임영웅의 목소리는 휴대용저장장치(USB)에 담겨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과 함께 북한까지 퍼지고 있다.

매체는 뉴진스 등 K팝 아티스트 그룹이 미국 차트를 석권하는 등 수출 시장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트로트 장르의 성장세가 더 가파르다고 지적했다.

KB국민카드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트로트 장르의 2023년 상반기 콘서트 티켓 매출액은 전년도 동기 대비 134%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돌 17%, 일반 가요 34%와 비교하면 압도적 성장세다.

신인 트로트 가수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임영웅이 출연한 '미스터 트롯'을 보며 자라난 신예, 박성온 군(12)은 최근 후속 TV쇼에 출연해 10위권 안에 들었다. '트로트 천재'로 불리는 그는 지난해 3월 싱글을 발매했다.

박 군은 AFP에 자신의 삶을 트로트에 바치고 싶다며 "나는 트로트를 평생의 동반자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