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지, 美 대중국 반도체 통제 시사에 "WTO 제소 등 조치"
"중국 기술 개발 억제해 글로벌 독전 지위 유지 위한 것" 비판
"한국 등 동맹국 생산 능력 저해, 언젠가 저항 할 것"
-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국 반도체 규제를 이달 중으로 도입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중국 관영언론은 미국의 움직임에 중국이 반격할 수 있으며, 오히려 중국 기업의 기술 자립을 위한 노력만 부추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2일 전문가를 인용해 "미국이 중국의 기술 발전을 방해할 수 없으며 이는 중국 기업의 기술 자립 노력을 부추길 뿐"이라고 밝혔다.
만약 미국이 '작은 마당, 높은 울타리' 전략을 지속해서 확대한다면 필요한 경우 WTO 제소 등과 같은 대응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작은 마당, 높은 울타리'는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를 의미한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AI 반도체 및 관련 장비에 대한 접근을 억제하기 위해 이르면 이달 말 새로운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에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중국 기업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허웨이원 중국세계화센터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취하는 궁극적 목적은 중국의 기술 개발을 억제해 첨단 기술에 대한 글로벌 독점을 차지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미국의 정치적 전략은 경제 질서는 물론 미국 기업과 미국인의 이익에 반하기 때문에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필요할 때 적절한 대응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미국의 대중국 제한 조치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중국도 WTO에 제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뤼샹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국의 기술력이 부상하는 데 대한 미국의 통제 강화는 중미 관계를 더욱 악화하고 양국 관계를 더 나쁜 수준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며 "이는 자신과 동맹국들에도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뤼샹 연구원은 한국과 일본을 거론하며 "한국과 일본은 매년 중국에 대량의 반도체 제품을 수출했으나 미국의 수출 제한 조치로 한국은 대중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며 "미국의 이기적인 움직임은 동맹국의 생산 능력을 저해하고 언젠가는 이들 국가가 미국의 강압에 저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정례브리핑에서 "억제와 탄압은 중국 발전을 막을 수 없고, 중국의 과학·기술 자립자강 결심과 능력을 키울 뿐"이라며 "관련 국가들이 (미국의) 위협에 단호히 저항해 공평하고 개방적인 국제 무역 질서를 함께 지키고 자신의 장기적 이익을 진정으로 수호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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