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에서 선수 지키겠다" 日올림픽위가 이례적 성명 낸 이유[올림픽]

"모욕·협박 등은 경찰 신고 및 법적 조치 검토하겠다"
도쿄·베이징 동계 올림픽 때도 비슷한 사례 일어나…선수들 고통

2024 파리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에 오륜기 조형물이 걸려 있다. 2024.8.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일본 올림픽위원회(JOC)가 2024파리 올림픽·패럴림픽에 출전 중인 선수들이 악성 댓글과 비판에 노출돼 고통받고 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JOC는 1일, 'TEAM JAPAN으로부터의 메시지'라는 글을 통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물을 올릴 때는 매너를 지켜주시길" 거듭 부탁했다.

위원회는 "어떤 선수든 매 순간을 헛되이 하지 않고, 긴장되는 상황에서도 자신이 최고의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도록 조율하며 대회에 임하고 있다"며 "시합 전 몸 상태를 파악해 어려운 선택을 해야만 하는 일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SNS를 통한 여러분의 격려와 응원 메시지는 선수·감독·코치에게 큰 힘이 되고 있지만, 무분별한 비방과 비판에 마음 아파하고 공포를 느낄 수도 있다"고 했다.

위원회는 "모욕과 협박 등 지나친 내용에 대해서는 경찰 신고 및 법적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이 발표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은 지적했다.

일본올림픽위원회(JOC)가 1일 게재한 악플 대응 관련 성명문 갈무리. (출처 : JOC누리집) 2024.08.02/

파리 올림픽에서 누리꾼들의 화살이 쏟아진 대상은 경보의 야나이 아야네 선수였다. 지난달 29일 열린 여자 20㎞ 경보 출전을 거절하자 그의 SNS 계정에는 "제멋대로다"라는 등의 악성 댓글이 쇄도했다.

앞서 28일 2연패를 노리고 출전했다가 패한 후, 대성통곡한 52㎏급 여자 유도의 아베 우타선수에게도 "같은 일본인으로서 부끄럽다" "아이도 아니고 왜 우냐"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SNS상 악성 댓글과 과격한 폭언은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문제가 됐다. 이런 언어폭력에 정신적인 불안을 호소하는 선수도 적지 않다.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무라카미 마이 체조 선수는 당시 "보고 싶지 않아도 보기 싫은 댓글이 눈에 들어와 슬펐다"며 눈물지었다. 이듬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출전한 선수의 SNS 계정에 게재된 과격한 게시물들이 논란을 빚었다.

이에 대한 개선책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번 대회에서 출전 선수의 SNS에 올라온 폭언을 인공지능(AI)으로 탐지해 삭제하는 체계를 도입했다.

또 처음으로 선수촌에 정신적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을 설치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