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시도 469명 살렸다…'다리 위의 천사'에 쏟아진 찬사

다리 위의 천사 천쓰와 그가 구조 활동을 하는 장면 - SCMP 갈무리
다리 위의 천사 천쓰와 그가 구조 활동을 하는 장면 - SCMP 갈무리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지난 20여년 동안 중국 남경의 양자강 대교를 순시하며 투신하려는 469명을 설득해 생명을 구한 남성이 '난징의 천사'라는 별명을 얻으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56세인 '천쓰'씨다. 그는 남경에 살고 있으며, 남경에서 가장 큰 대교인 양자강 다리를 매일 순찰한다.

그는 다리 위에서 머뭇거리거나 정처 없이 방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살을 시도하려는 사람이라며 이들과 대화를 나눠 그들이 투신하는 것을 막아 왔다. 20여년 간 모두 469명을 구조했다.

그는 '생명을 소중히 하라'라고 적힌 빨간 자원봉사자 유니폼을 입고 매일 다리를 순찰한다.

그가 순찰하는 장면 - SCMP 갈무리

그가 이같은 일을 하게 된 계기는 지난 2000년 절망적으로 보이는 한 소녀가 다리 위를 헤매는 것을 봤을 때다. 그는 소녀가 투신하려 한다는 사실을 직감하고, 그에게 다가가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소녀는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대도시로 나왔지만 일자리를 얻는 데 실패해 고향으로 돌아가려는데, 고향에 돌아갈 차비도 없자 결국 자살을 결심하고 양자강 대교로 왔다.

그는 차표와 먹을 것을 사주었다. 결국 소녀는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 일 이후 그는 나도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하고, 매일 양자강 대교를 순찰하고 있다.

그는 오랜 경험으로 자세만 보면 투신을 하려 하는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대학에 입학했지만 등록금을 낼 형편이 안 되는 한 소녀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소녀를 설득해 자살을 방지한 것은 물론, 친구들과 모금에 나서 1만위안(약 190만원)의 등록금을 마련해 주었다.

그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중국의 주요 방송사가 '난징의 천사'라는 제목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이 같은 소식에 중국의 누리꾼들은 "정말 천사가 따로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sino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