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전면전 발발시 전 세계 경제 5500조원 타격"

블룸버그 "한국은 지정학적 단층선 위에 지어진 반도체 공장"
"전쟁 발발 확률 매우 낮지만 인적·경제적 비용 엄청날 것"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남북한 간 전면전 발발 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마비되면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9%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액수로 따지면 약 4조 달러(약 5542조 원)의 손실이 생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한국을 '지정학적 단층선 위에 놓인 반도체 공장'이라고 표현하며 전쟁 발발 확률은 매우 낮지만 그렇다고 0%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이 매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군사동맹에 준하는 관계를 맺은 점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대만 위협으로 가뜩이나 흔들리는 세계에 또 다른 위험을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대만처럼 주요 반도체 생산국이기 때문에 전쟁의 영향이 세계 경제 전체로 뻗어나갈 수 있다고 이 매체는 내다봤다.

북한과 인접한 서울과 수도권 지역은 한국 반도체 생산의 81%, 전체 제조업 생산량의 34%를 차지한다. 수도권 거주 인구는 한국 전체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2600만 명에 달한다.

남북한 간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과 중국은 각각 한국과 북한 편에 설 가능성이 높고, 세계 경제 대국 간에 새로운 무역 장벽이 발생하면서 세계 시장이 폭락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한 가운데 24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대에서 바라본 비무장지대(DMZ) 내 남한 대성동 마을 태극기(오른쪽)와 북한 기정동 마을 인공기(왼쪽)가 마주 보며 펄럭이고 있다. ⓒ News1 윤주현 기자

블룸버그는 전쟁 발발 시 한국이 무려 37.5%의 GDP 하락을 겪고, 중국은 5%, 미국은 2.4%의 GDP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전쟁 외에도 김정은 체제가 붕괴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경우 한국이 산업 생산 차질과 심리 악화로 인해 GDP의 2.5%에 달하는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미국·전 세계 GDP는 각각 0.5%·0.4%·0.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출신인 김건 의원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북한은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고 우리는 우리가 이기더라도 막대한 비용이 들 것이라는 것을 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한반도에 또 다른 불안정이 도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 총비서와 세 번 만난 이력이 있고, 미국이 '부자 나라'인 한국을 왜 방어해 줘야 하는지에 대해 여러 차례 의문을 표했기 때문이다.

이 매체는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이 한미 연합 군사 훈련과 미군의 전략 자산 배치, 2만8500명 규모의 주한미군 등에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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