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中대사 "美, 대선 앞두고 '중국패' 꺼내지 말라"

"중국 '가상의 적' 간주 심각한 오판…미국에 도전 계획 없어"
"중국 억제 목표로 손해 감수, 무역 전쟁 승자 없을 것"

셰펑 신임 미국 주재 미국 대사가 23일 (현지시간) 부임하기 위해 뉴욕 존 F.케네디 공항에 도착해 기자회견을 갖고 “중미 관계를 올바른 궤도에 되돌려 놓아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3.5.25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셰펑 주미 중국대사가 미국 대선을 앞두고 '중국패'를 꺼내 드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9일 주미 중국대사관 SNS 계정에 따르면 셰펑 대사는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미·중 수교 45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해 "지낸 몇 년간 미중 관계에 기복이 있었던 것은 미국이 중국을 가장 주요한 경쟁자로 보고 억압했기 때문"이라며 "심지어 중국을 '생사가 걸린 위협'이라고 부각했다"고 말했다.

셰펑 대사는 냉전적 사고에 기반한 억제로 정권 교체를 추구하는 것은 무모하고 위험하며 매카시즘적 언어로 증오 대결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고 언급하면서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간주하는 것은 심각한 전략적 오판으로 자신들의 전략적 자원을 잘못된 방향으로 투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셰 대사는 "중국은 미국에 도전하거나 미국을 대체할 계획이 없으므로 미국은 중국을 억압하거나 억제하려 해선 안 된다다"며 "중국은 미국의 대선과 내정에 간섭할 의사가 없기 때문에 미국도 중국의 내정에 대한 간섭을 중단하고 대선이 치러지는 해에 '중국패'를 꺼내 드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셰 대사는 양측이 서로를 파트너로 여겼을 때 양국 관계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과 미국이 일부 문제에 대해 불가피한 의견 차이를 갖고 있지만 이는 양자 관계를 발전시키고 공동의 이익을 기반으로 상호 이익과 협력을 심화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다"며 "'최대의 압박'을 통해 터무니없는 대가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은 비현실적으로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양측이 계속해서 대화를 통해 상호 신뢰를 높이고 이견을 완화하며 문제가 있을 때 더 많이 소통해야 한다"며 "서로의 핵심 이익과 주요 관심사를 존중하고 미중 3대 코뮈니케 원칙에 따라 대만과 같은 민감한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셰 대사는 "양국 간 정상적 민간 교류가 정치적 관계의 흐름에 따라 좌우되어선 안 된다"며 "미국이 항공편 증설, 학술계 상호 방문 촉진, 중국 여행 경보 하향, 중국 인력 송환 축소 등을 수행해 양국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발전과 미중 간 협력은 미국 경제에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제공했다"며 "만약 정말로 미국이 '손해를 봤다'고 한다면 어떻게 양측의 협력이 40~50년간 지속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억제하는 것을 유일한 목표로 세우고 적을 무찌르기 위해 더 큰 손해를 감수하면서 자유무역, 시장 원칙을 저버리는 것이 과연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느냐"며 "무역 전쟁, 산업 전쟁, 과학 기술 전쟁에선 승자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셰 대사는 "중국과 정상적인 무역 관계를 종료한다면 미국에 1조6000억달러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는 통계가 있다"며 "중국과 미국의 성공은 위협이 아닌 서로의 기회로 양측은 서로를 해하지 않고 대화와 협력이라는 성공적 이야기로 제로섬 게임의 부정적 이야기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