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라오스, ARF 무대서 美 견제…"아·태서 싸움 부추김 우려"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 러시아, 라오스 외교장관이 처음으로 3자 회담을 개최하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역외 세력이 싸움을 부추기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26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살름싸이 꼼마싯 라오스 부총리 겸 외교장관은 25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처음으로 3자 외교장관 회의를 개최했다.

3자 간 외교장관 회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개최를 계기로 이뤄졌다. 이번 회의에는 아세안 국가 외교장관 이외에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등 주요국이 참석한다. 이런 가운데 성사된 3자 외교장관 회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미국의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왕이 부장은 "세계가 새로운 격동의 변환기에 진입한 가운데 패권주의, 일방주의, 보호주의의 잔재가 만연하고 '작은뜰의 높은 벽'과 '디커플링'이 역류하고 있다"며 "불안정하고 불확실하며 예측할 수 없는 지역 분쟁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그럼에도 평화, 발전, 협력, 상생의 시대적 주제는 여전히 국제사회의 민심이고 '글로벌 사우스'는 성장하고 있으며 신흥 세력의 부상은 막을 수 없다"며 "중국, 러시아, 라오스 3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신흥 경제국이자 평화 발전을 촉진하는 건설적인 세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3자 간의 협력 강화는 공동의 이익을 수호하는 데 긍정적"이라며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에 단결과 협력하고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촉진하며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아세안 중심의 지역 협력 구조를 지원하고 라오스 및 아세안 국가들이 동아시아 협력의 올바른 방향을 확실히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는 "러시아와 라오스는 중국 측과의 소통과 조정을 강화하고 정치적 상호 신뢰를 공고히 하며 더 큰 시너지를 형성하고 3자 및 지역 국가의 이익을 공동으로 보호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3개국은 일대일로 공동 건설을 추진해 유라시아 경제 연합 및 아세안 지역 개발 전략과 연계하고 협력 성장 포인트를 마련하고 지역 통합 프로세스에 새로운 동력을 주입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3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역외 세력이 싸움을 부추기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조정과 협력을 강화하고 주요 문제를 완화하며 지역의 안전과 안정을 유지하기를 희망한다"며 "함께 강권정치에 반대하고 진영 대결을 거부하고 다자주의를 실천하고 공정과 정의를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왕이 부장은 라브로프 장관과 회담한 자리에서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아세안을 중심으로 개방적이고 포괄적인 지역 협력 구조를 유지하고 기존 동아시아 체계에서 협력 합의를 심화해 지역의 평화, 안정, 번영 촉진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는 역외 세력의 간섭을 막기 위해 중국과 함께 아세안의 중심적 지위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