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광산, 내일 세계유산 등재…日 '조선인 강제노역'도 기록(종합)

27일 투표 없이 만장일치로 결정 전망…외교부 "日 전체역사 반영 약속"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일본 사도(佐渡)광산 세계유산 반대 서명 결과를 유네스코에 보냈다고 7일 밝혔다. 일본 니가타현 소재 사도광산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이 이뤄진 곳이다. 지난 한달간 진행된 이번 온라인 서명 운동에는 국내 누리꾼 및 재외동포, 유학생 등 10만 여명이 동참했으며 서명 결과와 사도광산 관련 서한을 메일로 전달했다. 사진은 일본 사도광산 내 터널. (서경덕 교수 제공) 2022.4.7/뉴스1

(서울=뉴스1) 정윤영 허고운 기자 =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이 이뤄진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6일 기자들과 만나 "한일 간 투표 대결 없이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예상된다"라며 "(우리 정부가) 등재에 동의한 이유는 (일본이) 전체 역사를 반영하겠다고 약속했고, 실질적인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과정 끝에 가까스로 한일간 합의가 막판에 이뤄지고 있으며, 앞으로 약 24시간 안에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내일 인도 뉴델리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사도광산이 등재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아사히신문은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조선인 노동자를 포함한 강제노역 역사를 사도광산 현장 전시에 기록하기로 한국 정부와 협의했다고 보도했다.

세계유산 등재를 심의하는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 21일부터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고 있다. 사도광산에 대한 심의는 26~29일 이뤄질 전망이다. 외교가에선 27일 오후께 등재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세계유산위는 조선인 강제노역이 이뤄졌던 시기를 포함한 전체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이유로 사도광산 등록을 보류했다. 메이지시대 이후의 역사적 물증이 많은 지역은 등록 범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위해서는 모든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하는 만큼, 한국의 동의는 일본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었다. 한일 정부는 위원회가 지난 6월 보류를 권고한 이후 각각 자국 내 여론을 수렴하며 협의를 해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엔 2015년 일본 근대산업 시설, 군함도와는 달리 이행 약속만 받은 게 아니라 구체적 내용, 실질적 조치를 받았다"라며 등재에 동의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 관련 외교장관회의가 열리는 라오스 비엔티안에서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의 양자회담이 열린다.

한일 외교수장이 회담을 갖는 건 지난 2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대면한 이후 다섯 달 만이다.

전날 비엔티안 왓타이 국제공항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난 조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사도광산 문제를 언급할지와 관련해 "(물밑 협의) 상황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라며 "필요하다면 할 것이고, 필요 없으면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