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쿄지사에 현직 고이케 3선 확실…"개혁 추진하겠다" 소감(종합)
출구조사서 40%대 예상 득표율…2·3위 후보와 격차 20%p 벌려
야당 지원받은 렌호, 3위에 그칠듯…56명 역대최다 출마에 사건 속출
- 김성식 기자,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권진영 기자 = 7일 치러진 일본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현직 고이케 유리코 지사의 3선 당선이 확실시된다. 고이케 지사는 한 번 더 자신을 선택한 유권자들을 향해 사의를 표하며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집권여당이 측면에서 지원한 고이케 지사가 당선될 경우 20%대 지지율에 허덕이던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겐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NHK 방송이 이날 오후 8시 투표 마감과 함께 공개한 출구조사 결과에서 도쿄도 유권자의 약 40%는 고이케 지사를 선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시마루 신지 전 히로시마현 아카타카타 시장과 렌호 전 참의원(상원) 의원의 예상 득표율은 20% 초반대에 머물렀다.
세 후보 모두 무소속으로 이번 선거에 출마했지만, 여당인 자민당과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각각 고이케 지사와 렌호 전 의원을 밀었다. 이에 따라 여·야 간 맞대결 구도가 잡혔고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렌호 전 의원이 고이케 지사의 뒤를 이었지만, 이날 출구조사 상으로는 이시마루 전 시장에도 밀려 3위에 머물 전망이다.
고이케 지사는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되자 "이번에 도민 여러분의 강력한 지지를 받아 3번째 도정을 맡게 됐다"며 "뜨거운 마음을 전해주신 것으로 보고 중책임을 더욱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8년에 걸쳐 다양한 정책을 달성해 왔다"며 "다시 한번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56명이 입후보해 경험해 보지 못한 선거였다"며 선거 포스터를 게시하는 것조차 어려움이 있었고 심지어 협박을 받는 일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반면 예상보다 부진한 출구조사 결과를 받은 렌호 전 의원은 "마침표를 찍을 기분은 아니"라면서도 "많은 분들이 정말 따뜻한 말과 응원을 보내줘서 진심으로 마음을 호소할 수 있는 선거였다"고 지지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아이들과 청년에 대한 지원이 노인에 대한 지원으로 이어지는 순환형 도쿄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결과적으로 전달되지 못한 것은 내 능력 부족이었다"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고이케 지사의 언급대로 이번 선거에는 역대 가장 많은 56명의 후보가 출마해 화제가 됐다. 늘어난 후보만큼 선거 기간 사건도 끊이질 않았다. 정치단체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이 관계자 24명을 입후보시킨 후 선거 포스터를 광고판처럼 팔아넘기는가 하면, 소셜미디어에는 후보자를 사칭해 정치헌금을 가로채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한 여성 후보자는 정견 발표 도중 별안간 상의를 탈의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투표는 이날 오전 7시에 시작돼 8시 종료됐다. 유권자는 만 18세 이상 도쿄도민 1153만3132명(지난 6월 19일 기준)이었다. 이중 약 19%인 215만1251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해 사전투표 역사상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개표는 선거 마감과 동시에 시작돼 당선자 윤곽은 이날 밤늦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개표가 0.6% 진행된 이날 9시30분 현재 고이케 지사는 53%의 득표율로 이시마루 전 시장(22%)과 렌호 전 의원(21%)을 앞서가고 있다.
집권 자민당은 지난해 말 불거진 불법 정치자금 사건으로 후보조차 내지 못한 채 고이케 지사를 측면에서 지원해 왔다. 그럼에도 거대한 무당파층이 참여하는 데다 오는 9월 말 열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치러지는 수도 선거인 만큼 고이케 지사의 3선에 내심 기대를 걸었다. 이날 고이케 지사가 넉넉한 표 차이로 당선될 경우 지지율이 12개월 연속 30%를 밑돌고 있는 기시다 총리에겐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고이케 지사는 민영방송 뉴스 진행자를 거쳐 1992년 참의원 선거에서 당시 중도우파 성향의 일본신당 후보로 입후보해 의회에 처음 입성했다. 그 후 중의원 의원으로 8회 연속 당선됐고 환경상과 방위상을 지낸 뒤 2016·2020년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2선에 성공했다. 고이케 지사는 이번 선거에서 고교 수업료 무상화와 어린이·청소년 대상 매달 지원금 지급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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