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 남중국해 문제 언행 신중해야…한중관계에 도움 안 돼"

외교부, 중국 직접 거론 않고 "남중국해 위험한 행동 우려"
"중국, 런아이자오 포함 주변 해역 주권 갖고 있어"

30일 (현지시간) 중국 해양경비선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필리핀 해양경비선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고 있다. 2024.05.01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은 우리 정부가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선박과 중국군이 충돌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자 "당사자도 아닌 한국이 이 문제에 이러쿵저러쿵하고 있다"며 "말과 행동을 신중히 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19일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필리핀 주재 한국 대사관과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 측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사실과 동떨어진 발언을 쏟아냈다"며 "중국 측은 이에 대해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엄중 항의를 제기한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해안 경비대는 지난 17일 남중국해 세컨드 토마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 인근에서 필리핀 선박을 들이받았다. 이번 사건으로 필리핀 선원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중국 해경은 필리핀 선박이 경고를 무시하고 중국 선박에 위험하게 접근해 충돌이 발생했다며 관련 책임은 전적으로 필리핀 측에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19일 성명을 내고 "우리는 최근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선박에 심각한 손상을 입히고 특히 필리핀 선원의 부상을 초래한 위험한 행동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중국은 이 행동을 '중국'이 했다고 언급하지 않았으나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이용하는 주요 국제항행로인 남중국해에서의 평화, 안정, 안전 및 규칙 기반 해양질서 유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라고 덧붙였다.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도 SNS을 통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주한 중국대사관 측은 "중국은 런아이자오를 포함한 난사군도와 그 주변 해역에 대해 논쟁의 여지가 없는 주권을 갖고 있다"며 "남중국해 긴장은 중국이 아닌 필리핀이 의도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현상을 변경하며 국제법을 위반해 남중국해 평화와 안정을 파괴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중국대사관은 "남중국해 문제 당사자가 아닌 한국이 이 문제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며 삿대질하면서 중국인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있다"며 "이는 남중국해 평화 안정 유지는 물론 한중관계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갖고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말과 행동을 신중이 해 실질적인 행동으로 한중관계의 전반적인 대세를 수호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