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화물선, 4월에 北 나진항 기항"…무기·탄약 지원 정황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미국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 화물선 1척이 4월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항과 북한 나진항에 기항(목적지 아닌 항구에 잠시 들르는 것)했다고 9일 요미우리신문이 위성사진을 토대로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미국 우주 기업 플래닛 랩이 촬영한 위성 사진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에서 대북 제재 이행 상황을 감시해 온 전문가 패널인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위원과 함께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지난 4월2일과 3일 보스토치니항 위성 영상에서는 러시아 국적 화물선 '레이디 R(LADYR)호'로 보이는 선박이 항구에 접해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약 2주 뒤인 14일 나진항 위성사진에서도 레이디 R호로 추정되는 선박이 포착됐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보스토치니항은 북한의 무기나 석유 정제품을 불법으로 수송하는 거점이 되고 있다"며 "러시아에 제공된 탄약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데 사용되고 있어 국제사회는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선박 운항 정보를 공개하는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이 화물선은 보스토치니항에서 나진항까지 이동하면서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작동하지 않아 구체적인 항적은 파악되지 않았다.
레이디 R호는 지난 2022년 5월 미국 정부에 의해 제재 대상에 올랐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이는 무기 수송을 맡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본 정부 역시 지난 5월 레이디 R호를 소유한 러시아 기업 MG 플로트를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탄약 지원을 시작했다는 분석을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은 300여 개의 컨테이너를 실은 러시아 화물선이 나진항에서 두나이항을 거쳐 러시아 남서부 티호레츠크 인근 탄약고로 옮겨졌다고 보고 있다.
yeseul@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