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중일정상회의 앞 日에 위성발사 통보…"6월4일 전 발사"(종합)
日 "北, 5월27일부터 6월4일 사이 위성발사 계획 통보해와"
'한반도 비핵화'서 더 진전될까…회의 공동선언 메시지 주목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북한이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리는 27일 위성발사 계획을 일본 정부에 통보했다.
이는 3국 회의에서의 북한에 대한 관심도를 제고하는 한편 한국-일본과 중국 간 북한에 대한 의견 차가 있는 점 등을 파고듦으로써 기존 '한·미·일 대 북·중·러' 대치 구도를 더욱 명확히 만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이날 새벽 북한으로부터 "5월 27일 오전 0시부터 6월 4일 0시 사이에 '위성 로켓'을 발사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낙하가 예상되는 곳은 모두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바깥에 있는 △북한 남서쪽 서해상 2곳과 △필리핀 동쪽 태평양상 1곳 등 모두 3개 해역이다.
해상보안청은 항행경보를 내리고 선박에 대해서는 낙하물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관계부처 간 협력해 정보 수집·분석에 만전을 기하고, 국민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 외에 △미국과 한국 등 관련국과 연계해 북한이 발사하지 않도록 강력히 중지할 것을 요구할 것 △예측할 수 없는 사태에 대비해 만전의 태세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
한·미·일 외교 당국자들은 북측 통보에 대응해 전화회담을 갖고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위성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견해를 공유했다. 이어 북한에 발사 계획 취소를 요구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은 지난해 세 차례의 인공위성 발사를 앞두고 일본 해상보안청을 통해 국제해사기구(IMO)에 발사 예고 기간과 해상 위험구역을 통보한 바 있다.
북측은 두 차례(5월, 8월) 실패 끝에 11월 발사에서 성공을 선언했는데, 이번과 동일한 해역이 해상 위험구역으로 설정된 가운데 당시 발사는 최종적으로 '기습 발사'였다는 점에서 비판받았다.
북한은 "11월 22일 0시부터 12월 1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일본 정부에 통보해놓고, 11월 21일 오후 10시 46분께 발사를 감행, 당시 일본 총리 관저부터 남부 오키나와까지 일본 열도는 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북한은 이렇게 군사정찰위성 1호기(만리경 1호)를 발사해 궤도에 위성을 올려놓은 뒤 올해 3개를 추가 발사하겠다고 선언했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2호기 발사를 준비 중인 정황은 이미 우리 군 당국에 의해 포착되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 24일 "최근 북한 동창리 일대에서 '북 주장 군사정찰위성' 발사 준비로 추정되는 정황들이 식별되고 있어 한미 정보당국이 관련 동향을 면밀히 감시·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전격적인 위성 발사 통보는 이날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영향을 끼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에 대한 한일, 중국 간 입장 차가 있는 점을 건드려 3국이 밀접한 관계에 빠지는 것을 최대한 지양할 수 있도록 하고, 북한과 러시아 간 밀월 관계에 중국을 확실히 끌어들임으로써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를 강고히 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중국은 북·러와 가깝지만, 미국, 유럽 등 국제사회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북·러 간 지나친 밀접 관계가 이어지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아울러 이로써 이날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이나 각 정상의 '입'에도 더욱 눈길이 쏠린다.
중국이 과거부터 선언문 등에 있어 북한 관련 표현의 수위 조절을 강력히 요구해 온 가운데 직전 회의인 2019년 회의 때도 한반도 안보에 대해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수준의 내용만 포함된 바 있다.
이번에도 이 정도 수위의 문안이 선언문에 포함되지 않겠느냐는 관측 속 북측의 이날 통보가 '진전된 문안'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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