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SCO 회원국에 "지정학적 싸움터 만들어선 안 돼"

"전략적 자율성 견지하고 단합해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6일 (현지시간)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2024.04.26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이 자국과 러시아 주도로 설립된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에 "이 지역을 지정학적 싸움터로 만드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사국 간 안보 협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22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전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개최된 SCO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4가지 제안을 통해 "전략적 자율성을 견지하고 단합과 협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이 부장은 "서로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고 갈등과 이견을 대화로 해결해 외부 세력이 이 지역을 지정학적 싸움터로 만드는 것을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보 위협에 함께 대응하고 협력 수준을 제고해야 한다"며 "안보는 보편적이고 다른 나라의 안보를 희생해 자신의 안보를 도모하는 것은 해선 안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왕 부장은 "중국은 모든 당사자와 협력해 이 조직의 안보 위협·도전 대응 메커니즘 개선과 안보 교류·협력 심화, 지역 전체 안보 수준 제고에 나설 의향이 있다"며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를 지침으로 삼아 국제 사회와 함께 안보 난제를 해결하고 충돌의 근본 원인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왕 부장은 "보편적 혜택과 상생, 협력 발전을 견지해야 한다"며 "지역 통합 발전의 방향을 견지하고 더 많은 협력 프로젝트를 실시해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개방과 포용을 견지하고 교류와 상호 학습을 심화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주도로 2001년 6월 설립된 SCO에는 인도·이란·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파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 등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참가국 외교장관은 '협력 잠재력을 발굴하고 개방과 포용을 견지하며 정치·경제·안보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상호 연결을 촉진해 새로운 발전에 기여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 따라 오는 7월 아스타나에서 개최 예정인 SCO 정상회의에 관한 포괄적 준비도 마무리됐다고 외교부는 덧붙였다.

한편 왕이 부장은 이번 외교장관 회의에서 라이칭더 정부 출범에 대해 날을 세웠다.

그는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으로 민족과 조상을 배신한 라이칭더의 품행은 볼썽사납다"며 "그들이 아무리 고군분투한다고 하더라도 통일은 막을 수 없고 대만은 반드시 조국의 품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ejjung@news1.kr